일본과 러시아의 대형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잇달아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고물가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다이소 등 ‘가성비’ 유통채널이 급성장하자 이 시장을 노리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본 최대 할인 잡화점인 ‘돈키호테’는 대구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본점 건물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돈키호테는 일본 방문객의 필수 쇼핑 코스로 꼽히는 가성비 잡화점이다.
대구백화점 인수를 진행 중인 세경인베스트가 돈키호테 운영사인 일본 팬퍼시픽인터내셔널홀딩스에 입점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경인베스트는 지난달 15일 대구백화점 최대 주주로부터 지분 25.82%를 22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대형 유통업체인 스베토포르는 다음달 경기 화성에 창고형 할인마트인 ‘프라이스핏’ 1호점을 연다. 용인과 충남, 아산 등지에도 차례로 매장을 낼 계획이다.
스베토포르는 20개국에서 5000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베토포르의 핵심 전략은 ‘하드 디스카운트’다. 매장 내 상품 구성을 최소화하고, 박스나 팰릿째 상품을 그대로 쌓아두는 방식으로 인건비와 물류비를 극한으로 줄인다.
한국은 2000년대 월마트와 카르푸 등 글로벌 기업이 잇따라 철수해 ‘외국계 유통사의 무덤’으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한국 시장 진입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초저가를 내세웠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다이소의 폭발적 성장이 자극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유통사들이 첫 진출지로 서울이 아닌 지방과 수도권 외곽을 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부지 확보가 쉽고 임대료가 싼 지역을 ‘테스트베드’로 삼았다는 분석이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