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땜질식 부동산 세금 대책, 공급 중심으로 바꿔야"

입력 2026-08-04 18:13
수정 2026-08-04 18:19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에 대해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제 개편으로 인해 절세 구간인 시세 32억원 이하 '덜 똘똘한 한 채'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등 또 다른 혼란이 생겨나고 있다고 봤다. 오 시장은 "땜질식 세금 대책에서 벗어나 공급 중심 부동산 정책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오 시장은 4일 SNS에 '이번 대책도 가장 큰 피해자는 서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이번 대책을 보면 정작 공급을 늘릴 방안은 보이지 않고, 세금만 더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세금을 올린다고 집값이 잡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장을 더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라며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은) '실거주하지 않으면 양도소득세를 더 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에 따른 초고가 주택시장의 매물 출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 내다봤다. 오 시장은 "정부는 세금을 올리면 집이 시장에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세금을 내더라도 그냥 보유하거나 일부 급매만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월세 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오 시장은 "더 큰 문제는 중산층 주택시장"이라며 "양도세를 줄이기 위해 집주인이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들어가 사는 게 유리해질 수 있다"며 "전세와 월세 물량은 줄고, 임대료는 올라 결국 가장 큰 피해는 집주인이 아니라 전세와 월세를 구해야 하는 서민과 청년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또 오 시장은 "제도가 너무나 복잡하다"며 "국민은 물론 전문가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제도는 결국 또 다른 혼란과 불신만 낳게 된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는 초고가 주택을 겨냥했다고 하지만, 시장은 벌써 32억원 이하의 '덜 똘똘한 한 채'를 찾기 시작하고 있다"며 "정책이 의도한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시장이 새로운 절세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공급 중심 부동산 정책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대로라면 부동산 문제는 그대로인데 집을 사도 세금, 팔아도 세금인 '세금 지옥'만 심해질 우려가 크다"며 "시장을 안정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세금이 아니라 공급"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앞으로도 집이 꾸준히 공급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시장은 안정된다"며 "그 핵심은 재개발과 재건축을 비롯한 공급 확대"라고 덧붙였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