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성과급 논쟁, 노란봉투법 개정해야"…전문가 한목소리

입력 2026-08-04 14:44
수정 2026-08-04 14:48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 n% 성과급'을 도입한 이후 산업계에서 적절성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을 통해 산업계의 혼란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노란봉투법발(發) 영업이익 n% 논쟁이 최근 정부가 개정한 상법과도 상충하는 만큼 입법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 노동국과 함께 '영업이익 n% 성과급 논쟁으로 바라본 노란봉투법 문제점' 세미나를 4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었다.

우 의원은 축사를 통해 "최근에 (n% 성과급 논란에서)문제가 된 '경영상 결정'이 쟁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조항은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소위에서 법안을 통과시킨 당일날 갑자기 넣었기 때문에 소위 속기록에도 법안의 취지나 부작용에 대해 기록돼 있지 않다"며 "입법자의 의도를 알 수 없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기업의 사례를 보고 여러 노조가 '우리도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며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나라가 혼란에 휩싸이지 않을 수 있도록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노란봉투법에 포함된 모호한 개념에 대해 구체적으로 적시함으로서 산업계의 추가적 혼란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 교수는 이날 발제에서 "노란봉투법이 노동쟁의의 범위를 '사업경영상 결정'까지 확대한 결과 경영성과급과 같이 본래 경영판단 영역에 속하는 사안까지 쟁의 대상으로 오인되는 사례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근로조건과 경영권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정교한 입법 해석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발 영업이익 n% 논쟁이 최근 개정된 상법과도 상충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명예교수는 "2025년 개정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명시적으로 포함했다"며 "경영진이 주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은 채 영업이익 기준의 과도한 성과급을 장기적으로 약속할 경우 주주가치 훼손 논란과 함께 이사의 책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교수는 "개정 상법이 통과되기 전 성과급에 대해 노사가 합의했던 SK하이닉스와 통과된 후 합의한 삼성전자의 법적 책임은 전혀 다를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원·하청 갈등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홍 교수는 "원청 대기업이 성과급을 대폭 지급하면 하청 근로자도 유사한 이익 공유를 요구할 수 있고 이는 산업 전반의 비용구조와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 개념에 대해서도 노란봉투법이나 시행령에서 보다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률 개정이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지기 어렵다면 시행령에 노동쟁의 대상을 재차 명시하는 방식으로 혼란을 막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자형 율촌 변호사는 "법률 개정이 어렵다면 시행령 등 행정입법으로 n% 성과급을 의무적 교섭사항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고려해봤으면 좋겠다"며 "예를들어 '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경영성과의 배분에 관한 사항은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으로 보지 않는다' 즉 노동쟁의의 대상이 아니라고 시행령에 명시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