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택시기사를 살해한 뒤 29년간 도피해온 50대 중국인이 국내에서 붙잡혀 본국으로 송환됐다. 이 남성은 불법체류 상태에서 계좌와 휴대전화 사용을 끊고 거주지를 옮기며 경찰의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는 4일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중국 국적 A씨를 검거해 지난달 중국으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A씨는 1997년 3월10일 중국에서 공범 2명과 택시강도를 벌이던 중 저항하는 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 이후 현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 도피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2017년 선원취업 비자인 E-10을 발급받아 한국에 들어온 뒤 충남 서천지역에 머물며 꽃게잡이 등에 종사했고다. 비자 기간이 끝난 2022년 3월부터는 불법체류 신분이 됐다.
그는 국내 체류 중이던 2020년 이후에도 한두 차례 중국을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공안은 2021년 9월 유전자정보(DNA) 분석을 통해 공범을 검거한 뒤 A씨를 추가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후 A씨가 한국에 체류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국내 수사기관에 공조를 요청했다.
경찰 추적을 눈치챈 A씨는 기존에 사용하던 계좌와 휴대전화를 끊고 거주지를 전남 목포 일대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분 노출을 피하기 위해 외부 접촉을 줄이는 등 잠적 생활도 이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A씨 검거를 중요 사건으로 분류하고 과거 거주지를 중심으로 탐문에 나섰다. 추적 사실을 인지하기 전 사용했던 금융계좌와 생활 흔적도 분석해 은신처를 확인했다.
경찰은 A씨를 검거한 뒤 출입국관리법 위반 사실을 고지하고 관련 절차를 거쳐 중국으로 인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검거를 계기로 양국 수사기관의 협력 체계가 더욱 공고해졌다"며 "국내외 도피 사범 검거를 위한 국제공조 역량을 강화하고 각국 수사기관과의 협력 범위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김희선 한경닷컴 기자 gimme_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