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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호남권에서 전력 출력제어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발전이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인프라 확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전력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호남권 출력제어량은 8만3944MWh(171회)로 집계됐다. 2021년 35MWh(3회)와 비교하면 폭증세다. 출력제어는 전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계통 불안정이 우려될 때 발전량을 강제로 줄이는 조치다.
지난해 발전원별 출력제어량은 태양광이 4만723MWh(47회)로 가장 많았고 원전 2만2651MWh(23회), 연료전지·바이오 등 기타 발전원 1만5527MWh(32회), 풍력 5043MWh(69회) 순이었다. 태양광 발전 확대가 출력제어 증가를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는 증가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올해 6월까지 호남권 출력제어량은 8만4784MWh(155회)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넘어섰다. 이는 배터리 용량 80kWh 기준 전기차 약 100만 대를 완전히 충전하고도 남는 전력량이라고 김 의원 측은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출력제어 가운데 태양광이 5만110MWh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원전 1만5405MWh, 기타 발전원 1만1906MWh, 풍력 7363MWh 순이었다.
출력제어는 호남권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출력제어가 없었던 영남권도 지난해 5만8804MWh(62회)까지 증가했다. 특히 원전 출력제어가 3만7743MWh(14회)에 달해 호남권 계통 과부하를 완화하기 위해 안정적인 기저전원인 원전까지 출력 조정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출력제어량도 2021년 35MWh에서 올해 6월 기준 16만4012MWh로 급증했다.
정부는 출력제어 수준이 해외보다 낮다는 입장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올해 상반기 국내 재생에너지 출력제어율이 0.3%로 중국(3.6%), 독일(3.5%), 미국 캘리포니아(3.8%)보다 낮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자료에서는 해외처럼 국가 간 전력 거래가 가능한 광역 전력시장과 달리 한국은 고립된 단일 전력망이어서 단순 비교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김 의원은 "단 한 번의 출력제어 실패도 대규모 블랙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는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앞서 원전 등 안정적인 전력 공급 계획을 차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확실히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