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을 아이스크림처럼, 빙수를 빵으로…여름 신상 쏟아졌다 [권 기자의 장바구니]

입력 2026-08-04 11:02

아이스크림처럼 막대에 꽂아 먹는 도넛부터 팥빙수 맛을 구현한 빵까지 식품업계가 익숙한 제품의 형태와 식감을 비튼 여름 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한 손으로 먹거나 냉장고에 보관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도 늘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피크림 도넛은 아이스크림 바 모양의 ‘도넛바’ 4종을 출시했다. 도넛에 나무 막대와 받침을 꽂아 손에 묻히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크런치초코바, 쿠키앤크림바, 스트로베리바, 복숭아요거트바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찍어 먹는 도넛 ‘픽앤딥’의 하루 평균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약 19% 늘자 이번에는 아이스크림 외형을 도넛에 접목했다.
삼립은 팥빙수를 빵으로 재해석한 여름 한정 제품 ‘인절미 빙수빵’을 내놨다. 부드러운 빵 안에 콩가루 맛 크림과 팥앙금, 곤약으로 만든 화이트펄을 넣어 팥빙수의 맛과 쫀득한 식감을 구현했다. 냉장 상태로 판매하며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카페와 간식업체는 한 끼를 빠르게 해결하려는 수요를 겨냥했다. 이디야커피는 햄치즈·에그포테이토·딸기·땅콩 등 샌드위치 4종을 8~9월 한정 판매한다. 질러는 개별 포장된 막대 형태의 ‘직화풍미 BBQ 바’를 출시했다. 한 봉지 42g에 단백질 10g을 담았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국내산 우유를 넣은 ‘우유식빵’과 ‘우유모닝롤’을 선보이며 베이커리 시장에 진출했다. 우유식빵에는 서울우유 11.5%, 모닝롤에는 10.5%가 들어간다. 쿠팡과 GS더프레시 등에서 판매한다. 사조푸디스트는 외식 자영업자를 겨냥한 ‘식자재왕 플러스’를 출시하고 첫 제품으로 로스트핫윙과 로스트핫봉을 내놨다. 연말까지 돈가스와 육가공품, 소스 등 약 45종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음료와 건강식품도 용량과 섭취 편의성을 앞세웠다. 일화는 ‘일화차시 호박팥차’ 1.5L 제품을 추가하고 500mL와 1.5L 페트병을 무라벨로 바꿨다. 김석진LAB은 분유나 이유식에 떨어뜨려 먹이는 오일형 제품 ‘우리아이 DHA 스마트 드롭스’를 5일 출시한다. 식물성 DHA와 국산 들기름을 배합한 영유아·어린이용 제품이다.



매일유업의 친환경 브랜드 상하목장은 첫 두유 제품인 ‘상하목장 콩물두유’ 3종을 출시했다. 서리태와 쑥, 팥 맛으로 구성됐으며, 수확 후 1년 이내의 국내산 특등급 서리태 ‘청자 5호’를 사용했다. 우유 중심이던 상하목장이 식물성 음료로 제품군을 넓혀 프리미엄 두유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JTI코리아는 궐련형 전자담배 플룸 전용 스틱 ‘에보 탠’을 출시했다. 기존 에보 엠버에 이어 레귤러 맛 제품군을 2종으로 늘렸다. 가격은 갑당 4500원으로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 편의점에서 판매한다.

업계가 신제품에 공통으로 적용한 전략은 완전히 새로운 맛을 만드는 것보다 소비자에게 익숙한 제품을다른 형태와 용도로 바꾸는 것이다. 아이스크림을 도넛으로, 빙수를 빵으로 옮기고 우유 브랜드는 빵과 두유로 영역을 넓혔다. 검증된 맛과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면 신제품을 소비자에게 설명하는 비용을 줄이면서도 새로운 구매 수요를 만들 수 있어서다.

고물가로 소비자들이 낯선 제품 구매에 신중해진 점도 이런 흐름을 키우고 있다. 실패 가능성이 큰 파격적인 신제품보다 익숙한 맛에 식감과 포장, 섭취 편의성을 더하는 편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제품은 맛 자체의 혁신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먹을 수 있는지를 바꾸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존 인기 제품을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하는 제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기자의 장바구니는 기자가 담은 현장 체감 물가와 식품·유통 트렌드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을 오가며 장바구니에 담긴 가격 변화를 추적하고, 신제품 출시와 소비 흐름을 짚습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