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주가 60% 하락했는데…증권가 목표가 '줄상향' [종목+]

입력 2026-08-04 08:42
수정 2026-08-04 09:46

LG전자 주가가 업황 부진 우려에 두달여 만에 60%넘게 하락했다.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올려 잡고 있다. 가전 본업에서의 이익 체력이 여전히 견조하고 로봇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하면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2.04% 내린 15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간 17.42% 하락했고 지난 6월2일 장중 기록한 최고가(43만8000원) 대비 63.74% 급락했다.

현재 주가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냉각솔루션과 로봇 등 신사업 프리미엄이 제거된 수준으로 증권업계는 평가한다. 앞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월 방한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나면서 '피지컬 AI' 분야에서의 협력 기대감이 부각됐다. 이에 LG전자 주가는 40만원선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쏟아졌고 환율·유가 변동 등 대외 변수에 따른 업황 우려가 반영되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자 상당수 개인투자자는 평가손실을 보고 있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에 따르면 LG전자 투자자 6만4606명의 평균 매수가는 23만6275원으로 평균 손실률은 32.79%에 달했다. 이들은 온라인 종목 토론방에서 "벌써 마이너스(-) 34%인데 억울해서 손절을 못 하고 있어요" "지금이라도 팔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갈아타려 합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LG전자의 지난 2분기 실적을 계기로 목표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가전 본업에서의 이익 체력이 강화됐고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이유에서다.

LG전자의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보다 14.9%와 147% 증가한 23조8264억원, 1조5791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추정치)인 1조580억원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미국에 납부했던 관세가 환급됐고 구조조정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가 나타나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주가 확대되고 로보틱스 사업이 고도화하면서 주가도 재평가받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판단이다. LG전자의 지난 상반기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주액은 약 6000억원으로, 연간 누적 수주액은 3~4배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로봇용 액추에이터의 경우 현재 초도 양산과 품질 검증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DS투자증권이 LG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17만원에서 27만원으로 올렸고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목표가를 17만원에서 18만원으로, IBK투자증권은 16만원에서 18만원으로 각각 상향했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용 액추에이터 '악시움'(AXIUM)은 지난달부터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클로이드를 포함한 자체 생산 로봇부터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용 냉각솔루션부터 액추에이터를 시작으로 하는 로봇 사업까지 AI로 인한 수혜가 하나씩 구체화하는 초입에 들어섰다"고 판단했다.

황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강화된 이익 체력으로 본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수주 확대와 (엔비디아로부터의) 600킬로와트(㎾)급 냉각수 분배장치(CDU) 인증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장 로드맵이 한층 구체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