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새 형사사법체계 뿌리내릴 때까지 책임지겠다" [이정우의 중대사안]

입력 2026-08-03 16:45
수정 2026-08-03 16:52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사흘 만인 3일 국민보고회를 열고 새 형사사법체계에 대한 대국민 설명에 나섰다. 야권을 중심으로 위헌 논란과 피해자 보호 약화 우려가 이어지자 개정안의 취지와 보완 장치를 직접 설명하며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보완수사 요구권과 피해자 권리 강화 장치 등을 앞세워 "보완수사를 없앤 것이 아니라 끝까지 책임지고 관리하는 체계로 바꾼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검찰개혁 끝 아닌 새 형사사법체계 시작"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더 공정한 형사사법체계로! 형사소송법 개정 국민보고회'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은 검찰 개혁의 끝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체계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한 직무대행은 "수사 공백이나 지연으로 그 피해가 국민에게 돌아가는 일이 결코 없어야 한다"며 "오는 10월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안정적으로 출범하고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형사사법체계가 국민 일상에 뿌리내릴 때까지 민주당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서영교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번 형사소송법은 훨씬 더 좋아진 형사소송법"이라며 "어제 기자들과 간담회를 했는데 '어떠냐'고 물으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얘기를 자세히 들으면 들을수록 훨씬 더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법사위를 7월 1일부터 시작해 법안소위만 아홉 차례 열었다"며 "현장의 경찰과 검사, 피해자 지원단체, 시민단체, 변호사들, 행안부와 법무부, 검찰개혁 추진단 등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만나 보완해 나갔고 무엇이 부족한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형사소송법은 기존 형사소송법과 달리 피해자들의 권리가 들어 있다"고 강조했다. ◇ "보완수사 폐지 아닌 책임관리 체계"김승원 법사위 간사는 형사소송법 개정 내용을 여섯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김 간사는 "지난 70년간 검찰에 집중됐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공소청 검사가, 재판은 법원이 각각 책임지는 체계를 마련한 것"이라며 "하나의 사건을 같은 사건번호 아래 각자의 책임으로 끝까지 처리하도록 해 사건을 서로 미루는 이른바 '핑퐁 수사'를 제도적으로 방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고소·고발 사건을 늦어도 3개월 이내에 송치 여부를 결정하고, 검사는 송치된 사건을 늦어도 3개월 이내에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며 "피의자 신문은 요청 시 반드시 녹음하고 압수수색은 전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올리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김 간사는 "검사는 보완이 필요한 이유와 내용을 구체적으로 특정해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에 이행해야 한다"며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미루면 직무배제·징계를 요청하거나 상급 수사관서 또는 다른 수사기관에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소인이나 피해자가 시정조치를 검사에게 요구하면 무조건 사건은 검사에게 송치된다"며 "사법경찰관이 사건을 묻어두는 일은 결코 발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한규 의원은 피해자 권리 확대 방안을 설명하며 "수사 진행 중에는 시정조치 요구, 송치 사건에는 보완수사 요구, 불송치 사건에는 재수사 요구를 할 수 있다"며 "세 경우 모두 피해자가 검사에게 면담을 요청하거나 자료를 제출해 사실관계를 확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고소인만 가능하던 이의신청을 고발인까지 확대했고, 고소인 등의 열람·등사권을 보장했다"며 "이는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무기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찰이 보완수사·재수사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다른 수사기관 또는 상급 수사기관에 요청할 수 있는데, 중대범죄수사청에 이를 전담할 부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동학대·가정폭력 외에 스토킹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를 전건 송치하도록 하는 개별법도 공소청 출범 전까지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김 의원은 "이미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을 발의했기 때문에 10월 2일 전에 조속히 통과시켜 공소청 출범과 동시에 피해자 보호에 미흡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위헌·피해자 보호 약화 논란에 "사실 아냐"이날 보고회에서는 위헌 논란과 피해자 보호 약화 우려에 대한 민주당의 반박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이 예고한 헌법소원에 대해 서 위원장은 "턱도 없는 소리"라며 "영장청구권이 헌법에 보장된 검사의 권리라는 주장은 이미 권한쟁의심판에서 네 차례에 걸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수사와 소추의 구분은 국회 입법 사항이지 헌법 위반 사항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피해자 보호 약화 우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김 간사는 "고소·고발이 접수되면 수사기관이 당사자에게 권리구제 절차를 안내하고, 피해자가 검사에게 신고하면 검사가 기록을 검토해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며 "필요하면 사건을 상급 수사관서나 다른 수사기관으로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국가기관인 검사가 판단하고 조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형사사법의 민영화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서 위원장은 직접 이의신청서 서식을 들어 보이며 "성폭행 피해자가 불송치되고 나면 이의신청을 하려고 변호사를 찾아야 하고 돈도 많이 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성폭력 피해자, 장애인 피해자, 아동학대 피해자 등 약자들에게는 국선변호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하게 해놓았다"고 말했다. 이어 "불송치할 때 이의신청서 서식을 그냥 붙여서 보낸다. 이것을 경찰서에 내면 경찰이 불송치하고 끝내지 못하고 바로 검찰로 송치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미제·적체 사건 증가로 새 제도 시행 시 수사기관의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답변했다. 김 간사는 "경찰청으로부터 보고받기로는 사건당 평균 처리 일수는 57일 수준으로 줄었다. 수사관 인력도 그동안 2000명 넘게 증원됐고, 수사 직무를 공부해 새로 업무를 맡으려는 경찰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의 신속한 처리와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제도가 있으면 함께 논의해 보완하겠다"고 했다.

공소기각 사유 확대 조항이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야권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 간사는 "재직 4년 동안 재판이 안 되는데, 4년 후의 일을 지금 개정을 통해 진행시킨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항 문구는 대법원 판례에서 확립된 단어와 문장을 그대로 채용한 것"이라며 "'중대한'은 형사소송법에 17번, '현저한'은 21번 등장하는 법률 용어"라고 덧붙였다.
'중대사안'은 사법(司)·안보(安) 이슈를 짚습니다. 검찰청 폐지·국군사관학교 통합 같은 굵직한 변화부터 사소하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이야기까지, 이정우 기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을 기록하겠습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