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인수했던 日반도체기판회사 1년반 만에 기업가치 5배로

입력 2026-08-03 15:39
이 기사는 08월 03일 15:3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반도체 기판 제조회사인 일본 FICT(옛 후지쓰 인터커넥트 테크놀로지스)의 기업가치가 5배 가량 상승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인수후보가 MBK 측에 FICT 매각을 요청했다. 이 인수후보는 MBK파트너스가 인수 했던 가격인 9500억원(약 1000억엔)의 5배를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MBK 입장에선 작년 2월 반도체 검사 부품(프로브카드) 세계 1위 기업인 미국 폼팩터와 공동으로 FICT를 인수 한지 1년 반만에 5배의 가치로 매각할 수 있는 기회가 온 셈이다. 하지만 폼팩터가 아직 팔때가 아니라고 거부 의사를 밝혀 매각은 무산됐다. 폼팩터는 반도체의 결함을 검사하기 위해 반도체 칩과 테스트 장비를 연결하는 부품인 프로브카드 시장 세계 1위 기업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용 프로브카드 역시 폼팩터가 전세계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2025년 2월 투자펀드 어드밴티지 파트너스는 MBK-폼팩터 컨소시엄에 FICT 지분 100%를 매각했다. MBK가 지분 80%로 경영권을 갖고 폼팩터가 20% 지분과 의사회 1석을 갖는 구조다. FICT는 '다층 회로 기판(PCB)', '반도체 기판', '고정밀 가공' 등 3개 사업이 주력이다. 1967년 설립돼 슈퍼컴퓨터와 서버 및 데이터센터, 5G 통신 네트워크의 기지국 및 전송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고품질의 인쇄 회로 기판(PCB)과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개발해왔다. 최근에는 쉽게 깨지지 않고 고온에도 팽창하지 않는 유리기판 생산에 나서고 있다.

일본 현지 슈퍼컴퓨터 ‘후가쿠’, ‘케이’ 등에 사용된 기판을 제작해 납품하면서 각광받기도 했다. 일본 내에서 생성형 AI용 데이터센터 및 고속 통신 기지국 시장 건설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FICT의 매출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5년 3월 회계기준 매출은 318억5100만엔이다. 인수 당시 MBK측은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전으로 글로벌 반도체 선도 기업들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혁신적인 기술과 솔루션을 보유한 FICT는 첨단 정보 네트워크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FICT를 투자한 MBK 6호펀드의 출자자(LP) 역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 이 펀드엔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 등이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MBK가 조성한 다른 바이아웃펀드의 경우, 지난해 연평균 수익률(IRR)은 롯데카드가 담긴 4호 펀드가 11.6%, 오스템임플란트가 담긴 5호 펀드가 14.0%인데 반해 FICT와 일본 알루미늄 캔 제조회사 알테미라 등이 담긴 6호 펀드는 130.9%로 기록적인 수익률을 보였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 4월 국내외 LP들에 배포한 ‘연례 서한’을 통해 “바이아웃 6호 펀드를 55억 달러(약 7조8600억원) 규모로 최종 클로징했다"며 "이번 클로징은 지난 3년간 해당 지역에서 독립 운용사(GP)가 완료한 최대 규모의 자금 모집이다. 주요 출자자들의 재투자율(re-up rate)이 약 80%에 달했다는 점이 이를 잘 방증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투자 대상에는 AI 기반 반도체 수요의 수혜를 받는 고다층 기판 제조업체 FICT, 메디트 추가 인수, 그리고 일본의 알테미라가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