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3일 14: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가 동남아 모빌리티 시장 공략을 위해 설립했던 '쏘카모빌리티 말레이시아' 재무적투자자(FI)들의 지분을 전액 인수한다. 쏘카 말레이시아의 최대주주인 SK㈜가 전환사채(CB)를 발행하고 FI 지분과 맞바꾸는 방식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지원한 것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이스트브릿지파트너스와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총 87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이스트브릿지와 유진PE가 각각 58억원, 29억원어치의 CB를 인수한다.
SK㈜는 CB 발행대금을 두 운용사가 보유하고 있던 쏘카 말레이시아 지분을 사들이는 데 쓴다. FI들이 보유 중인 쏘카 말레이시아 지분을 대주주에게 넘기고, 그 대신 SK㈜의 CB를 받아가는 형태의 소규모 인수합병(M&A)이 이뤄진 셈이다.
쏘카 말레이시아는 2018년 SK㈜와 국내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가 현지 시장 진출을 위해 손잡고 세운 합작사다. SK㈜가 작년 말 기준 지분 66.1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번 거래는 FI들의 엑시트 요건 미충족에 따른 대주주의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이스트브릿지와 유진PE는 당초 적격상장(Q-IPO)을 조건으로 쏘카모빌리티 말레이시아에 자금을 댔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공유차량 업체의 실적이 악화됐고 상장은 무산됐다.
IPO를 통한 자금 회수가 불가능해지자 SK㈜가 FI 투자금을 직접 상환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K㈜도 2023년 말부터 쏘카 말레이시아에 대한 장부가액을 0원으로 처리하고 사실상 회수할 수 없는 자금으로 봤다.
이번에 발행된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0%로 이자 수익은 없다. FI는 발행일로부터 1년 뒤인 2027년 8월 18일부터 매 3개월마다 원금 전액에 대해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FI는 향후 SK㈜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노릴 수 있고, 주가가 부진하더라도 1년 뒤 풋옵션을 행사해 원금을 챙길 수 있는 안전판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