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라도 예외 없다"…법원, 성범죄 이력 외국인 입국 불허

입력 2026-08-03 09:22
수정 2026-08-03 09:28


외국인의 입국 허가 여부를 판단할 땐 경제적 기여보다 공공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강우찬)는 제주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는 법인 회장 A씨(외국인)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장 등을 상대로 낸 입국불허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 5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과거 성범죄를 저질러 국내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에 대한 입국 금지 처분이 정당한지가 쟁점이 된 사건이었다.

A씨는 제주에서 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에 주식회사를 설립한 뒤, 338억원을 들여 대지 86만㎡를 매수했다. 이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출입국당국은 A씨가 과거 국내에서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죄)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점을 문제 삼아, A씨에게 입국 및 사전여행허가(K-ETA)를 불허하는 처분을 내렸다. A씨는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당시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했고 이후 8년 넘는 기간 추가적인 물의를 일으키지 않았다”며 “(현재) 고령이어서 성범죄의 재범 위험성도 사실상 낮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전여행허가 불허 처분은 (A씨의) 국내 재산권 행사 및 사업관계 유지에도 현실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제주도의 관광객 유치라는 공익 측면에서도 불이익이 훨씬 크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외국인인 원고에 대한 입국허가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공공의 안전 등 공익적 측면이 보다 강조될 수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는 여전히 범죄사실에 대해 부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과거 행위에 대한 인식 및 책임수용 측면에서 충분한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법행위를 저지른 외국인에 대해 기업의 총수라는 지위 등을 이유로 입국 및 체류를 허용하게 될 경우, 공공의 안전 및 법질서 유지 기능이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