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인재 필요한데 이공계 외국인 유학생 15%뿐

입력 2026-08-02 18:04
수정 2026-08-03 00:13
유학생 전공 분야가 인문·사회계열에 편중돼 지역 제조업의 인력 수요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방소멸 대응과 지역 산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유학생의 지역 정주 정책을 확대하고 있지만 전공별 인력 불균형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2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이민자 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공학 전공자는 15.0%에 그쳤다. 사회과학(29.3%) 한국학(17.8%) 인문학·예체능(14.0%) 전공자가 61.1%로 공학 전공자의 네 배에 달했다.

이 같은 전공 편중은 지역 제조업의 인력 확보에도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용접, 금형, 기계 등 제조업 분야는 관련 기술에 대한 이해와 실무 역량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이공계 유학생 인력풀이 충분하지 않아서다.

제조업 현장의 기능 인력난은 심각하다.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2025년 뿌리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뿌리산업의 외국인 인력 부족 인원은 3954명이었다. 직무별로는 기계·설비를 직접 제작하거나 조작하는 외국인 기능직 부족 인원이 3074명으로 약 78%를 차지했다.

이공계 유학생이 적은 배경에는 학업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전공을 선택하고 음식점과 편의점 등 접근하기 쉬운 시간제 일자리로 학비와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는 국내 노동시장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경기지역 한 4년제 대학 국제교류처장은 “직종별 최저임금 차등이 없는 상황에서 유학생들이 느끼는 서비스업 아르바이트와 제조업 일자리의 임금 차이는 크지 않다”며 “제조업은 기술 습득과 실습이 필요하고 업무 강도도 높아 상당수 학생이 식당이나 편의점 등 시간제 일자리를 택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이공계 유학생 유치를 확대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국내에서 이공계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받은 외국인이 제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체류·취업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기훈 중소기업중앙회 외국인력지원실장은 “제조 현장에서는 이공계를 전공해 기술 관련 이해도가 있는 외국인이 필요하다”며 “유학생은 물론 국내에서 기술교육을 이수한 직업연수(D-4-6) 비자 외국인도 비전문취업(E-9) 비자로 전환해 기능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