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와 금호석유화학그룹의 합작사 OCI금호가 말레이시아 ECH(에피클로로히드린)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이 공장은 글로벌 석유화학 불황 여파로 가동 시점을 2년가량 미루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풍력발전과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전방 시장이 개화하면서 지금이 적기라는 판단에 상업 생산에 들어간 것이다.
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OCI금호는 지난달 말레이시아 공장의 시운전을 마치고 양산을 시작했다. OCI금호는 OCI와 금호피앤비화학이 2022년 50 대 50 비율로 세운 합작사다. 말레이시아 공장은 ECH를 연 10만t, ECH 원료인 클로르알칼리(CA)를 연 11만t 생산한다. ECH는 접착제의 일종인 에폭시 수지의 핵심 원료다. 에폭시는 건축 및 선박용 페인트와 코팅재 등에 주로 쓰인다.
당초 OCI금호의 목표 가동 시점은 2024년 상반기였다. 하지만 글로벌 석유화학시장 침체와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일정을 늦췄다. OCI금호는 지난 4월 공장의 기계적 완공 이후 공급 시점을 저울질해왔다.
현시점에 가동을 재개한 것은 전방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건설 등 범용 에폭시 시장은 여전히 부진하다. 반면 풍력발전기 블레이드, 전기차 경량화 소재 등에 쓰이는 고부가가치 에폭시 시장은 살아나는 분위기다. 제품 가격도 반등했다. 동북아시아 ECH 가격은 2024년 초 t당 1450달러에서 지난달 t당 1710달러로 17.9% 상승했다.
국내 ECH 시장은 롯데정밀화학(연 13만t)과 한화솔루션(연 2만5000t)이 양분한다. 기존 업체는 석유화학제품인 프로필렌으로 ECH를 제조한다. 후발주자인 OCI금호는 천연 글리세린을 쓴다. 탄소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에 맞춰 친환경 공법으로 차별화할 방침이다.
변수는 원료 가격이다. 주원료인 글리세린 가격이 상승세다. 글리세린이 바이오 연료로 주목받으며 품귀 조짐을 보이면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ECH 기업 상당수가 글리세린을 원료로 활용한다”며 “원료 확보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