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톡톡]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입력 2026-08-02 17:59
수정 2026-08-03 00:05
인공지능(AI)이 반복적인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조직이 사람에게 요구하는 능력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 경쟁력은 단순한 실행력이 아니라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며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는 데서 나온다. 그러나 많은 조직의 동기부여 방식은 여전히 성과에 보상하고 부족하면 압박하는 산업화 시대의 문법에 머물러 있다.

인적자원(HR) 분야에서 일하며 평가와 보상 제도를 고민해온 나 역시 공정한 보상이 좋은 조직의 기반이라고 믿는다. 다만 다니엘 핑크의 <드라이브>를 읽으며,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지나치게 외부에서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 책에 소개된 공개소스 개발자들은 금전적 보상 없이도 퇴근 후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즐겁고, 새로운 것을 만들며, 자기 결과물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는 데서 만족을 얻기 때문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새로운 기술을 공부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위해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물론 보상은 중요하다. 보상이 불공정한 조직에서 내재적 동기를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 하지만 공정한 보상은 사람을 움직이는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선이다. 기본적인 보상이 충족된 뒤에도 당근의 크기만 키운다면 사람은 일을 즐기기보다 보상을 얻기 위해 일하게 된다. 특히 창의성이 필요한 업무에서는 눈앞의 보상이 강조될수록 새로운 시도와 실험이 줄어들 수 있다. 보상은 행동을 바꿀 수 있지만 몰입까지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책 <드라이브>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으로 자율성, 숙련, 목적을 제시한다. 자율은 아무런 기준 없이 알아서 하라는 방임이 아니다. 목표는 분명하되 방법과 과정은 구성원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목표라도 접근 방식을 스스로 설계한 사람은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겨도 끝까지 해결하려고 한다.

숙련은 성장하고 있다는 감각이다. 어제보다 나아졌고, 과거에 어려웠던 일을 이제는 해낼 수 있다는 경험이 쌓이면 사람은 계속 배우고 싶어 한다. 현재 역량보다 조금 높은 수준의 도전은 몰입을 끌어낸다. 목적도 중요하다. 높은 연봉과 좋은 직함만으로는 오래 몰입하기 어렵다. 자기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조직과 사회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남긴다고 느낄 때 사람은 더 오래 힘을 낸다.

앞으로 선택받는 조직은 더 많은 보상보다 더 큰 자율을, 더 강한 통제보다 더 깊은 성장을, 더 높은 연봉만이 아니라 더 분명한 목적을 제공하는 곳일 것이다. HR의 역할도 사람을 억지로 움직이는 제도를 마련하는게 아닌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데 있다.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밖에 있는 당근이 아니라 이미 그 사람 안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