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LNG기술 진보성 없어"…삼성중공업, 특허분쟁 승기 잡았다

입력 2026-08-02 17:21
수정 2026-08-03 00:48
삼성중공업이 캐나다의 액화천연가스(LNG) 산업 개발업체인 스틸헤드LNG와 벌인 특허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삼성중공업을 대리한 법무법인 광장이 특허 명세서를 면밀히 분석해 스틸헤드LNG의 기술에 진보성이 없다는 점을 밝혀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 제49부(심판관 이현구)는 삼성중공업이 스틸헤드LNG를 상대로 청구한 특허 무효 심판에서 지난 5월 청구인(삼성중공업) 승소 심결했다. 스틸헤드LNG가 2024년 12월 삼성중공업이 자사의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하자, 삼성중공업이 특허심판원에 해당 특허의 무효 심판을 청구하며 맞불을 놓은 사건이다.

스틸헤드LNG 측은 “(삼성중공업이) 천연가스 액화를 위한 생산설비의 센서, 공기 냉각기와 그 구조 등을 베껴 캐나다 ‘시더 프로젝트’에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더 프로젝트란 육상에서 공급받은 천연가스를 액화·저장·하역할 수 있는 초대형 해양플랜트인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를 건조하는 사업이다.

스틸헤드LNG 측은 구체적으로 공기 냉각기가 수평으로 어긋난 구조 등을 두고 특허침해 문제를 제기했다. 광장은 이는 스틸헤드LNG가 최초 출원한 특허 내용과 별개의 기술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특허 보정은 최초 출원된 명세서와 도면에 기재된 범위 안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냉각 트레인의 중량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구조와 관련해선 “다른 발명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특허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허심판원은 스틸헤드LNG 측이 주장하는 기술은 ‘주지관용기술’에 해당한다며 삼성중공업의 손을 들어줬다. 주지관용기술이란 해당 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기술을 의미한다. 승소를 이끈 광장의 전하윤 변호사(변호사시험 3회·변리사·사진)는 “스틸헤드LNG가 주장한 특허가 법적으로 성립할 수 없고 진보성도 없다는 점을 밝혀냈다”며 “총사업비 15억달러(삼성중공업 발주금액 기준)의 대형 프로젝트가 자칫 중단되거나 지연돼 큰 손해를 볼 수 있었는데, 이런 리스크를 해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허심판원이 특허 무효 판단을 내리면서 서울중앙지법 심리로 진행 중인 특허침해소송에서도 삼성중공업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스틸헤드LNG 측이 이번 특허심판원 심결에 불복해 항소한 만큼, 특허법원에서 특허무효 분쟁 2심이 열릴 예정이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