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걱정도 없다"…폭염에 15도 '천연 에어컨' 인기

입력 2026-08-01 16:35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동굴과 계곡, 폐광처럼 한여름에도 서늘한 온도를 유지하는 피서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냉방시설 대신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찬 공기 속에서 더위를 식히고 색다른 체험까지 즐기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국 낮 최고기온이 40도까지 치솟고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전날 충북 단양군 고수동굴도 피서객들로 붐볐다.

뙤약볕 아래 양산을 쓰고 부채질하던 관광객들은 동굴 입구에서 흘러나오는 찬 공기를 맞으며 내부로 향했다. 한여름에도 15도 안팎을 유지하는 동굴 안에서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과 고령층 등이 종유석과 석순을 둘러보며 더위를 식혔다.

고수동굴은 연간 방문객 약 30만명 가운데 6만명가량이 여름 극성수기에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기 하루 평균 방문객은 약 2500명이며 올해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동굴을 찾는 피서객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광명동굴도 주말마다 약 8000명이 찾는 수도권 대표 피서지로 자리 잡았다. 광명시는 여름철 방문객 증가에 맞춰 오는 17일까지 운영 종료 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7시로 1시간 늦췄다.

동굴 안에서는 어둠 속에서 음악과 잔향을 감상하는 ‘암흑 스테이지’와 한 공간에 머물며 동굴을 오감으로 체험하는 ‘암흑 이머시브 명상’이 운영된다. 성인 입장권을 정상가로 구매하면 결제금액의 최대 40%를 광명사랑화폐로 돌려주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경남 밀양 얼음골도 여름철 관광객이 몰리는 대표적인 자연 피서지다. 산과 절벽으로 둘러싸인 너덜지대에 저장된 냉기가 순환하면서 삼복더위에도 주변보다 낮은 온도가 유지된다.

인근 시례호박소 계곡도 맑은 물과 울창한 숲을 갖춰 가족 단위 방문객이 자주 찾는다. 폭포 아래 호박소는 수심이 깊고 급류가 발생할 수 있어 수영이 금지됐지만 상·하류에는 비교적 수심이 얕은 구간이 있다.

전북 무주군 머루와인동굴은 양수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만든 작업용 터널을 관광시설로 활용한 곳이다. 내부 기온이 사계절 내내 13∼17도로 유지돼 연간 약 16만명이 방문한다.

동굴에서는 무주 특산물인 머루와인을 시음하거나 구매할 수 있다. 입장료는 1인당 2000원이며 3000원을 추가하면 와인 족욕도 체험할 수 있다.

충남 보령 냉풍욕장은 폐광 갱도에서 나오는 찬바람을 활용한 이색 피서지다. 내부 온도는 연중 10∼15도로 유지되며 관광객들은 약 200m 길이의 모의 갱도를 걸으며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인근 농특산물 직판장에서는 폐광의 찬 공기를 이용해 재배한 양송이버섯과 관련 음식도 판매한다. 보령 냉풍욕장은 이달 말까지 운영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