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정기 공채 시스템 손본다

입력 2026-07-31 18:00
수정 2026-08-01 09:12
네이버와 카카오가 매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공개채용 시스템을 손본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경직된 정기 공채가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인력을 한꺼번에 뽑지 않고 필요할 때 유연하게 채용하면서 조직을 효율화하는 게 주된 개편 방향이다.

3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정기 공채 위주의 기존 채용 시스템을 전면 재정비하고 있다. 예년과 달리 상반기에 공채 공고를 내지 않은 두 회사는 올해 신입 채용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채 수정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꺼번에 많은 인력을 뽑아두는 ‘그물형’ 채용보다 필요할 때마다 인재를 영입하는 ‘낚시형’ 채용으로 바꾸는 게 기본 방향인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2023년부터 ‘팀 네이버’ 차원에서 운영해오던 계열사 통합 채용 프로그램을 올해 가동하지 않고 있다. 매년 3월 공고를 내고 수백 명을 채용하던 관례를 깬 것이다. 고민의 지점은 ‘AI 시대에 맞는 채용’으로, 기존 인재상까지 손보는 전면적인 개편을 구상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AI가 조직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며 “AI 전환기에 적합한 인재상과 평가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도 정기 공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당장 필요한 직무에 대한 수시 채용을 우선시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카카오는 신규 채용 규모를 2023년 452명, 2024년 314명, 지난해 292명으로 줄였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눈에 띄는 변화’라고 입을 모은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약 5년간 정기 공채에 적극적이었다. 일정 수준을 갖춘 개발 인력을 정기적으로 뽑아 확보하는 게 조직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채용 방식으로는 AI 사업을 위한 투자와 조직 효율화를 추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고민이 IT업계 특성에 비해 오히려 늦은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기 공채는 1957년 국내 기업들이 처음 도입했다가 2019년을 기점으로 상당수 폐지됐다. 수시 채용이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국내 4대 그룹 중에서는 삼성만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