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타델 CEO 그리핀, 이번에도 저점 매수 본능?

입력 2026-07-31 17:56
시타델은 시추에이셔널어웨어니스(SA)의 주식 포트폴리오를 인수하는 데 160억달러를 쏟아부었다. 710억달러 규모인 시타델 운용 자산의 22.5%에 달한다. 헤지펀드의 제왕으로 불리는 켄 그리핀 시타델 창업자가 아니면 쉽지 않았을 결단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위기 또는 하락장에서 우량 자산을 싸게 인수하는 그리핀의 동물적인 감각이 이번에도 발휘됐다는 분석이 많다.

그는 1986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부터 과감한 투자로 이름을 떨쳤다. 당시 그리핀이 구사한 전략은 전환사채(CB) 매수와 주식 매도를 동시에 하는 ‘CB 차익거래’다. 주가가 떨어지면 CB를 저렴하게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리핀은 1987년 10월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20% 넘게 폭락한 ‘블랙먼데이’ 때 폭발적인 수익을 거뒀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시장이 급락한 2022년에도 시타델의 대표 펀드 웰링턴은 업계 최고 수익률 38.1%를 기록했다.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에 적극적인 공매도 포지션을 건 게 맞아떨어졌다. 2023년 5월 암호화폐 테라·루나 붕괴 사태 때도 배경에 시타델의 공매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과거 행보 때문에 일부에선 시타델이 SA를 먹잇감으로 삼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타델이 지난 27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갑자기 발표해 반도체주 하락을 부추긴 점이 의혹의 근거다.

하지만 로이터 등에 따르면 시타델은 마이크론 등 반도체주에 대해 롱(매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많은 헤지펀드가 최근 마진콜 압박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SA를 특별한 사례로 보기도 어렵다.

뉴욕=황정수 특파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