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청문회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남아프리카공화국전 '졸전'과 관련한 의혹 추궁이 나왔다. 특히 홍명보 전 감독이 손흥민과 이재성 등 핵심 선수를 조기 출전시키지 않은 일과 관련해 김진규 축구대표팀 코치는 "두 선수가 안 뛰었다고 경기를 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거나 "답변하기 불편하다"고 말해 질타가 이어졌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국회 청문회장에서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3차전 남아공전 경기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영상에는 이강인이 벤치에 있던 김 코치를 향해 강하게 소리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장면은 경기 직후 SNS를 통해 확산한 바 있다. 당시 손흥민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됐고 이재성은 출전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홍명보 전 감독이 대회 기간 인터뷰 논란이 있었던 손흥민과 이재성에게 불만을 품고 선발에서 제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의원이 "남아공 전에 손흥민 등이 선발로 출전 못 한 것은 홍명보 감독의 보복 차원이었냐"고 묻자 김 코치는 "그런 건 전혀 없었다"고 답변했다.
최 의원은 "여기 국회다. 위증하면 안 된다. 없었느냐?"고 재차 물었다. 김 코치는 "예, 없었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최 의원이 영상 속 이강인이 "다른 선수 출전시켜야 된다"고 외친 대상이 누구였는지 묻자 김 코치는 "조규성 선수였다"고 답변했다.
"축구 팬들은 손흥민, 이재성 선수가 남아공 전에 조기 출전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보고 있다. 팬들이 틀렸느냐?"는 질문에 김 코치는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조금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최 의원은 "그런데 왜 졌나? 왜 그렇게 졸전을 벌이고 왜 졌나"라고 따졌다. 김 코치는 "경기는 하다 보면 이런 상황 저런 상황이 항상 생기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최 의원은 다시 "아무 문제 없다? 1승 1패는 병가지상사다? 늘 있는 일이다?"라고 거듭 추궁했다. 김 코치는 "이재성 선수하고 손흥민 선수가 안 뛰었다고 경기를 졌다고 저는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최 의원이 "그러면 축구 팬들은 왜 그렇게 생각하나? 축구 팬들이 틀렸다? 왜 졌다고 생각하나?"라고 묻자 김 코치는 "왜 이겼냐 졌냐를 여기서 말씀드리기에는 조금 불편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의원은 "저런 태도 때문에 지금 우리나라 축구가 그 좋은 선수들 데리고 이 모양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흥민이 선발에서 제외된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은 한국의 16강 운명이 걸린 조별리그 최종전이었다. 한국은 손흥민을 벤치에 둔 채 오현규를 최전방에 세웠고, 전반을 0-0으로 버텼지만 경기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손흥민을 투입한 뒤에도 공격 흐름은 살아나지 않았고, 결국 남아공에 0-1로 패했다. 이 패배로 한국은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