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직접 수사권을 보완수사까지 포함해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이 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로 맞설 예정이지만 범여권이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한 만큼 이르면 이달 31일 국회 문턱을 넘을 전망이다.
법사위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주도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개정안은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보완수사권도 폐지된다. 대신 검사는 사법경찰관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은 검사의 요구를 받은 뒤 1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기간 내 수사를 마치기 어려우면 1개월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기존 고소인과 피해자뿐 아니라 고발인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신청에 필요한 사건 기록을 열람·등사할 권한도 부여한다.
수사자료 전자화도 추진한다. 모든 수사 과정에서 생성된 자료를 전자화하고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기록하도록 했다.
검사의 공소 제기·유지 과정에 관한 의무도 강화된다. 객관성과 중립성을 지키고 피의자나 피고인의 정당한 이익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했다.
공소기각 사유도 추가됐다. 중대한 위법 수사를 근거로 공소가 제기됐거나 소추 재량권을 현저하게 일탈한 경우 법원이 공소기각 판결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법사위는 앞서 국민의힘 요구로 안건조정위원회를 열었지만 회의 시작 1시간30분 만에 범여권 주도로 법안을 의결했다. 안건조정위는 쟁점 법안을 최장 90일간 심사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위원 6명 가운데 범여권 소속 4명이 전체회의 회부에 찬성하면서 조기에 종료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사위 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등 의원 10여명은 '보완수사권 범죄 피해자 마지막 희망'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회의장을 항의 방문했다.
국민의힘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이재명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소기각 사유가 새롭게 포함된 것을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북송금 뇌물사건 무죄 가능성이 없고 공소 취소도 여의찮으니 새로 공소기각법을 만들었다"며 "법원을 압박해 억지로 꿰맞춰 공소기각 판결을 받아보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공소기각은 법원에서 판결 통해 하는 것이고 공소취소랑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에서 공소권 남용이 인정돼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케이스들을 구체화했다고 이해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