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지켜주는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 컴백

입력 2026-07-29 18:40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간판 히어로 스파이더맨이 화려하게 돌아왔다. 29일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사진)는 나홍진 감독의 ‘호프’를 제치고 올해 최다 사전 예매량(약 93만 장)을 기록했다.

영화에서는 앳된 분위기를 완전히 벗은 피터 파커(톰 홀랜드)를 만날 수 있다. 피터 파커는 미성숙한 젊은이,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난뱅이, 나사 하나 빠진 듯한 실수투성이, 성가신 수다쟁이에 찌질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친근한 성격 등 스파이더맨 하면 떠오르는 소소한 영웅의 모습으로 다시 다가왔다.

스파이더맨은 우리가 알던 ‘친절한 이웃’으로 복귀했다. 우주적 스케일의 재난을 막는 신화적 영웅이 아니라 동네 범죄를 막는 ‘거리 수준의 영웅’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런 스파이더맨의 활약을 두고 블랙 위도우(플로렌스 퓨)가 별것 아닌 일이라는 뜻으로 툭 내뱉은 “스몰 포테이토(Small Potatoes)”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물론 러닝타임 내내 잡범만 잡는 것은 아니다. 그의 일상은 뜻밖의 인물과 얽히며 새 국면을 맞는다. ‘엑스맨’ 시리즈의 핵심인 진 그레이(세이디 싱크)의 등장이다. 영화는 고독으로 엮인 두 돌연변이의 교감을 통해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확장한다.

‘스파이더맨 4’는 앞선 1~3편과는 다른 점이 있다. 전작마다 부제로 들어갔던 ‘홈(Home·집)’(홈커밍·파 프롬 홈·노 웨이 홈)이 빠졌다. 성인으로의 삶을 맞이한 피터 파커의 홀로서기를 부각하는 인상이다.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새로운 3부작에 돌입한다.

MCU 영화답게 영상미와 액션의 박진감이 뛰어나다. 아이맥스 등 극장 특수관 예매가 치열할 전망이다. 사이드킥 같은 역할로 등장하는 ‘퍼니셔’ 프랭크 캐슬(존 번탈)과의 브로맨스가 특히 인상적이다. 그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에서 드라마로만 접했던 퍼니셔의 시니컬하고 거친 안티 히어로적 면모가 군데군데 강렬하다. 모두의 기억에서 존재가 지워진 전편의 설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연인 엠제이(젠데이아), 절친 네드 리즈(제이컵 배덜런)와 피터 파커의 새로운 관계 맺기도 볼거리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