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자살·일가족 사망 등 보도 제재…AI로 24시간 모니터링

입력 2026-07-29 13:35


문화체육관광부가 자살 예방과 국민 생명 보호를 위해 미디어 보도 규제 및 온라인 유해정보 감시 체계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5월 6일 국무회의에서 논의된 '9대 분야별 자살예방 대책'의 후속 조치로, 청소년을 중심으로 온라인상 자살 유발 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을 반영해 생산·유통·보호 세 축을 중심으로 건강한 미디어·온라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우선 유명인 자살, 일가족 사망, 청소년 자살 등 사회적 모방 위험이 큰 사건에 대해 언론사에 보도 자제를 당부할 계획이다. 언론계 자율심의기구와 협력해 매체별 보도 준칙 위반 건수를 분기별로 자율기구 홈페이지와 소식지 등을 통해 공개하고, 위반이 일정 횟수 이상 누적된 매체에 대해서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사업 참여를 제한하는 등 자율심의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언론인의 경력주기별 자살 보도 윤리 교육을 확대하고, 콘텐츠 제작자를 대상으로 한 자살 예방교육도 함께 시행한다. 영상 콘텐츠 내 자살 장면 제작 지침도 새롭게 마련해 제작 현장에 배포할 계획이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보가 확산하지 않도록 관련 지침과 교육도 함께 제공한다.

온라인 영역에서는 기존 전담 인력과 국민 모니터링단 중심의 감시 체계를 인공지능(AI) 기반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로 전환한다. 수익을 목적으로 자살 유발 정보를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이 집중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는 온라인 자살 유발 정보의 위험성과 불법 유통 시 법적 책임에 관한 디지털 윤리 교육도 한다.

이번 대책의 배경에는 유명인 자살 보도가 모방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 연구 결과가 있다. 2020년 의학저널 BMJ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에 따르면, 유명인 자살 보도 이후 1~2개월간 자살률이 13% 증가했고, 자살 방법을 구체적으로 보도한 경우 같은 방법으로 인한 사망이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규제 강화가 언론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자살 사건의 구조적 원인과 사회적 의미를 다루는 심층 보도까지 제한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정부는 보도 자체를 막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위험한 정보의 확산은 줄이고 예방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전달되도록 유도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