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지능형 로봇 응용기술 행사. 이 행사에선 6개의 팔을 동시에 움직이는 로봇, 수직 벽면을 타고 올라가 연마와 용접을 수행하는 로봇, 지상 10m 높이에서 전선을 수리하는 로봇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로봇, 산업 생태계 거침없는 침투 중국은 작업 현장에 이미 투입된 국산 로봇의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이날 다양한 신제품을 대거 대중에 공개했다. 중국 매체들은 일제히 "중국 로봇 산업이 기술 시연 단계를 벗어나 생산과 유지·보수 현장에 본격 투입되는 단계로 전환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아이세이지봇이 개발한 6개 팔 체화지능 로봇 마하크봇에 큰 관심이 집중됐다. 이 로봇은 공정 인식형 두뇌라고 부르는 시스템의 제어를 받아 투입되는 생산라인의 특성에 따라 6개 팔의 역할이 나뉜다.
이를 통해 부품 상하차, 케이블 연결, 나사 조립 등을 매우 정밀하게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위험한 환경에서 인간 작업자를 대신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이세이지봇은 중국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이 로봇의 차별점은 각 팔이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된 이질적 공간 배치"라고 설명했다.
팔은 작업 상황에 따라 앞쪽 4개·뒤쪽 4개, 좌우 각각 3개, 위쪽 2개·아래쪽 4개 등 여러 방식으로 조합할 수 있어 전체 작업 공간에서 협업이 가능하다. 여기에 신축식 승강 구조를 적용해 수직 방향으로 300㎜를 추가 조정할 수 있다.
아이세이지봇은 "세상은 인간에게 맞춰 설계돼 있다”며 “로봇의 기본 높이는 사람과 비슷하게 유지하되 인간의 키만으로 닿기 어려운 작업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추가 가동 범위를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모든 말단 장치에 다관절 로봇손을 장착할 경우 로봇 전체의 자유도는 최대 120개에 이른다. 또한 강성과 정밀성을 동시에 갖춘 7축 힘 제어 로봇팔을 사용한 것도 특징이다. 주요 적용 분야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제조, 컴퓨터·통신·소비자 전자제품, 에너지·전력 산업 등이다.
중국 최초의 체화지능 특수작업 로봇도 전시됐다. 이 로봇은 휴머노이드형(인간형) 양팔, 자석을 이용한 벽면 등반 기능, 대규모 인공지능(AI) 모델을 결합했다.
화학물질 저장탱크와 선박, 에너지 설비의 외벽에서 한 손으로 연마하고 다른 손으로 용접할 수 있다. 인간 작업자는 가상현실 고글을 착용하고 원격조종 장치를 사용해 안전한 장소에서 고위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고위험 현장 독식하는 中 '체화지능' 로봇 전력망 유지·보수 분야에서는 앤털로프라는 로봇이 일련의 작업을 독립적으로 수행해 인간 기술자를 고압 전기의 위험에서 보호하도록 했다.
시드래곤이라는 배전 작업 로봇은 팔을 뻗어 지상 10m 높이의 전선에서 복잡한 작업 절차를 수행해 주목을 받았다.
기술 산업 분석가인 류딩딩은 글로벌타임스에 "로봇이라는 개념 자체는 새롭지 않지만 지난 2년 동안 재료와 제조기술의 발전, AI의 진보, 국가 정책의 지원, 자본 유입이 맞물리면서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근본적인 이유로 로봇이 이제 구체적인 작업 환경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중국 일부 자동차와 신에너지 제조 분야에선 작업장에 인간 직원이 거의 없는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로봇팔과 무인 지게차, 자동화 물류·운반 장비가 인간 직원을 대신하고 있다. 소비자 분야에서도 커피 제조 로봇과 가정용 로봇은 이미 소규모 실증 단계에 들어섰다.
중국기계공업연합회에 따르면 중국 국산 산업용 로봇은 현재 국가 산업분류 체계의 253개 세부 업종에서 사용되고 있다. 적용 범위는 지난 5년 동안 12%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중국 시장에서 국산 로봇 브랜드의 판매량은 연평균 29% 증가했고 시장점유율은 60%를 넘어섰다. 제14차 5개년 계획 기간인 2021~2025년엔 약 100만대의 국산 로봇이 산업 현장에 투입됐다.
한편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산둥성 타이안시에선 세계 로봇 타이산 등반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대회는 훙먼에서 중톈먼까지 이어지는 돌계단을 코스로 사용해 로봇의 인지와 판단, 실행, 환경 적응, 운용 신뢰성을 시험한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