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마모토현에서 최대 진도 7을 기록한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이번 지진이 더 큰 지진에 앞선 ‘전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 완전히 파열되지 않고 남아 있던 단층 구간이 이번에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수일간 비슷하거나 더 강한 지진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전날 오후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지진은 규모 7.1로 잠정 집계됐다. 구마모토현 우키시와 히카와정에서는 일본 지진 관측 등급상 가장 높은 진도 7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2016년 구마모토 지진과 마찬가지로 육지 단층이 수평으로 어긋나는 ‘주향이동형’ 지진으로 분석했다. 해저 판 경계에서 발생하는 해구형 거대지진과는 다른 메커니즘이다.
진원은 2016년 구마모토 지진을 일으킨 히나구 단층대 인근으로 파악됐다. 당시 진원과는 약 20㎞ 떨어져 있지만 깊이가 비교적 얕다는 점은 유사하다.
가토 아이타로 도쿄대 교수는 “2016년 지진 당시 단층 전체가 파괴되지 않고 남아 있던 구간이 이번에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히나구 단층대의 이른바 ‘미파열 구간’이 10년 만에 다시 움직였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히나구 단층대 인근에는 2016년 지진 때 연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후타가와 단층대도 있다. 이리쿠라 고지로 교토대 명예교수는 “두 단층대가 가까이 있어 한쪽이 움직이면 다른 쪽도 연동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이 본진이 아닐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리쿠라 명예교수는 “2016년 구마모토 지진처럼 전진 이후 더 큰 본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6년 당시에도 진도 7의 첫 지진이 발생한 지 약 28시간 뒤 규모가 더 큰 본진이 이어졌다.
야마시타 유스케 미야자키공립대 준교수는 “2016년 지진으로 단층 주변의 응력 분포가 달라졌고, 이번 지진 영향으로 더 남쪽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약 1주일 동안 최대 진도 7 수준의 강한 흔들림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에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지진 발생 후 2~3일 동안은 대형 지진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경고했다.
이번 지진으로 구마모토현에서 진도 7이 관측된 것은 2016년 두 차례에 이어 세 번째다. 일본 전체로는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 이후 여덟 번째 진도 7 관측이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