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 의혹' 베이비파우더, 수만 건 분쟁 끝내려 8조원 합의

입력 2026-07-29 07:18

존슨앤드존슨이 자사 활석(탈크) 제품의 암 유발 논란을 둘러싼 수만 건의 법적 분쟁을 끝내기 위해 최대 55억달러(약 8조14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제시했다고 28일(현지시간) BBC 뉴스가 보도했다.

이번 발표는 수년 동안 존슨앤드존슨의 발목을 잡아온 장기 소송전의 종식을 겨냥한 조치다. 전체 잔여 사건의 대부분인 7만6000여 건이 이번 합의 대상에 들어간다. 존슨앤드존슨은 내년에 우선 30억달러를 집행하고 2028년 전까지 추가 지급을 하지 않는 스케줄을 마련했다. 이번 제안이 효력을 얻으려면 주·연방법원에 제기된 난소암 관련 청구의 95%를 수임한 로펌들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존슨앤드존슨은 활석 제품과 난소암 사이의 연관성을 일절 인정하지 않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에릭 하스 존슨앤드존슨 소송 담당 부사장은 "원고 측 주장은 무근"이라며 "법정 공방을 지속했더라도 승소했을 것이 확실하지만, 소송 리스크를 털어내고 의약품·의료기기 연구개발이라는 본업에 역량을 모으고자 합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와 유족들은 2009년부터 존슨앤드존슨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채굴 과정에서 발암 물질인 석면과 섞인 활석 파우더를 사용해 피해를 보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존슨앤드존슨은 활석의 무해성을 입증하는 연구 자료를 제시하며 맞서왔으나, 2022년 활석 기반 베이비파우더의 전 세계 제조·판매를 접고 옥수수 전분 원료로 전면 교체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지난 7월 초 연방법원이 원고 측의 인과관계 입증 부족을 지목하며 존슨앤드존슨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이번 천문학적 합의안이 수십 년간 이어진 유해성 갈등을 완전히 정리할 수 있을지 시장의 눈길이 쏠리는 모양새다. 한편 밴드에이드, 리스테린 등 소비자 브랜드 사업을 담당하며 북미 외 지역 베이비파우더 책임 소관을 지닌 켄뷰는 2022년 존슨앤드존슨에서 분리 신설됐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