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의 오픈AI 지급보증에 다시 불거진 'AI순환금융'

입력 2026-07-28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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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가 오픈AI에 거액의 자금 보증을 하는 방안과 관련, 시장에서 AI 순환 금융(AI Circular Financing)이라는 지적이 또 다시 나오고 있다. 특히 여전히 적자 규모가 큰 오픈AI의 데이터센터 컴퓨팅 사용에 2,500억달러의 지급 보증 추진이 보도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AI회의론자들은 지난 몇 년간 엔비디아가 오픈AI와 앤스로픽 같은 AI기업과 코어위브, 네비우스 등의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 업계 전반의 수요와 기업 가치를 인위적으로 부풀린다고 지적해왔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가 오하이오에 건설중인 10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오픈AI가 임차하도록 최대 2,500억달러(약 367조원)를 보증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또 오픈AI가 엔비디아 GPU를 구매할 수 있도록 3,500억달러(약 513조원) 규모의 금융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협상은 초기 단계이며 결렬되거나 자금 조달 조건이 변경될 수 있다고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글로벌 X 매니지먼트의 투자 전략가인 빌리 렁 은 "엔비디아가 오픈AI의 데이터센터 부채에 대한 추가 보증을 제공한다는 것은 AI 구축에 대한 수요 신호인 동시에 자금난을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이 AI 회사의 끊임없는 컴퓨팅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수익성이 없는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데 대한 채권자들의 우려를 해소하는데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소프트뱅크의 수익 대부분은 오픈AI의 기업 가치 상승과 향후 대규모 기업공개(IPO) 전망에 달려 있다. 소프트뱅크는 10월까지 오픈AI에만 약 6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투자 자금 조달을 위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인 400억 달러 규모의 브릿지론 계약도 체결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가 경영권 장악력이 제한적인 기업에 대한 오픈AI에 투자를 확대할수록 소프트뱅크 투자자들은 불안해진다.

투자자들이 특히 우려하는 것은 엔비디아가 오픈AI등에 돈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다시 엔비디아 칩을 사는 구조이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투자나 금융투자, 지분투자 모두 엔비디아의 GPU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AI 회사들이 자체 자금이 아니라 엔비디아 지원을 받아 GPU를 구매하면 GPU 수요가 과대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마이클 버리를 포함한 비평가들은 엔비디아가 자금을 지원하고 지분을 투자하는 기업들이 대개 엔비디아의 칩을 구매하거나 사용함으로써 순환적 계약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거래가 인공지능에 대한 수요가 높은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손실을 확대할 수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 주 금요일 SK그룹과 5천억달러 규모의 AI프로젝트도 발표했다.
하이닉스의 모회사인 SK그룹과 협력해 한국에 2기가와트(GW) 이상의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로 했다. 젠슨 황 CEO는 "양사의 5,000억 달러 사업에는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에서 구매하는 HBM과 SK그룹이 엔비디아의 GPU와 슈퍼컴퓨터를 구매하는 금액이 모두 포함됐다고 밝혔다. 즉 실제 현금 투자금이 아니라 장기간 발생할 거래 규모이다.

AI데이터센터를 건설중인 네이버에도 1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데이터센터에도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하드웨어가 들어간다.

이 회사의 CEO 젠슨 황은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한국의 황금기"라며 "한국은 세계가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말했다. .

엔비디아는 지난 몇 년간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발한 인수합병을 벌여왔다. 오픈AI같은 개발업체는 물론이고 마벨 테크놀로지 등에도 지분을 투자했다.

젠슨 황은 자사 칩의 주요 구매자인 기업들과의 거래가 본질적으로 순환적이라는 주장을 반박해왔다. 그는 1월에 있었던 코어위브 투자에 대해 "결국 그들이 조달해야 금액의 극히 일부”라며 비판을 일축했다.

고객이 될 기업에 자금 지원이나 지급 보증을 제공하는 곳이 엔비디아뿐만은 아니다.

구글의 알파벳은 앤트로픽의 데이터센터 5곳에 대한 임대료 지급을 보증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앤트로픽은 약 350억달러 규모의 대출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거래로 많은 AI 기업들이 서로 긴밀하게 얽히게 되면서 업계는 시스템적 충격이 올 경우 취약한 구조가 됐다는 지적이다.

주된 우려 사항 중 하나는 업계의 부채 수준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난 해 이후 많은 AI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 및 칩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을 늘리고 있다. 오픈AI나 소프트뱅크, 코어위브, 네비우스, 오라클 모두 상당한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있다. 아직 현금 흐름이 좋은 상태라고는 해도, 올해 대규모로 채권을 발행한 구글이나 아마존과 메타 등도 전례없는 차입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