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농어촌공사, 앉아서 얼마 벌길래…'전기료만 더 오를 판'

입력 2026-07-27 19:00
수정 2026-07-27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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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개발 업체 A사는 대규모 수상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전국을 뒤지며 부지를 물색했다. 하지만 대형 입지 대부분은 한국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였다. 부지 한 곳을 찾아내 사업을 제안하자 농어촌공사는 이를 제3자 공모에 부쳤다. 공모 기준은 가혹했다. 발전 설비의 최대 30%를 공사에 넘기는 조건이었다. 전력 판매단가가 하락하면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는 조항도 붙었다. A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조건을 받아들이고 공모에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 위험은 사업자가 지고 공사는 수익만농어촌공사의 대규모 태양광 사업 진행 방식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농어촌공사가 전국 28개 지구에서 추진 중인 태양광 사업 규모는 약 3기가와트(GW)다. 사업자가 저수지 등 입지를 발굴해 제안하면 농어촌공사가 이를 제3자 공모에 부치는 구조다.

문제는 공모 조건이다. 현행 공모 지침은 사업자가 발전 설비의 30%를 ‘공적기여분’ 명목으로 농어촌공사에 양도하도록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한국남부발전은 최근 탄도호 수상태양광 사업에서 130메가와트(㎿) 규모 설비를 건설한 뒤 약 20%인 25㎿를 농어촌공사에 넘겼다. ㎿당 설치비가 약 19억원이었지만 양도 단가는 1원대로 사실상 무상 이전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혈 경쟁 논란이 일자 농어촌공사는 최근 인수 가격 평가 항목을 삭제했지만 설비 30%를 넘겨받는 공적기여분 양도 방식은 고수하고 있다.

계약서에 포함된 독소조항도 논란이다. 농어촌공사가 넘겨받은 설비에서 발생하는 전력 판매가격이 하락하면 사업자가 킬로와트시(㎾h)당 30원 안팎의 차액을 최장 20년간 보전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은 설비용량 100㎿ 기준 연간 30억~35억원의 수익을 농어촌공사에 안겨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현재 추진 중인 약 3GW 사업에 단순 적용하면 연간 수익이 1000억원에 달한다. 태양광 설비 평균 운영 기간이 20년임을 감안하면 총 2조원 규모 수익을 태양광 사업에서 확보하는 것이다. ◇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 높이는 요인”업계는 이런 사업 방식이 결국 재생에너지 발전 원가를 높인다고 지적한다. 한 개발 사업자는 “넘겨주는 설비와 추가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전력 판매 계약단가를 높게 제시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를 늘려 장기적으로 국민의 전기요금을 올린다”고 말했다.

사업자들은 위법 소지도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농업기반시설 사용료를 내고 있는데 발전 설비까지 넘기는 것은 이중 부담이자 부담금관리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수자원공사도 비슷한 사업을 하지만 방식은 대조적이다. 설비를 공적기여분으로 넘겨받지 않고,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투자해 수익과 위험을 함께 부담한다.

농어촌공사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발전 사업 이익의 75%를 발전사가 가져가는 구조여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지적을 많이 받았다”며 “이를 농민과 지역주민, 발전사가 골고루 가져가도록 분배 모델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나눠도 발전사 수익률이 7%가량 나와 발전사들도 받아들인 것”이라며 “태양광 사업으로 얻는 수익은 매년 2000억원 이상 부족한 농업용수 관리 예산을 충당하는 데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농어촌공사 사업 구조가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를 높인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이 커지자 김인중 농어촌공사 사장은 30일 기후에너지환경부 관계자와 관련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김리안/정희원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