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6600억원을 웃도는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27일 밝혔다. 계약 상대는 공개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스페인 K-9 자주포 사업을 따낸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지난해 매출의 2.5%(6600억원) 이상에 해당하는 상품 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상대방의 비밀 유지 요청에 따라 계약 상대와 주요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업계 관계자들은 스페인 육군의 자주포 현대화 사업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월 스페인 최대 방위산업 기업 인드라와 45억5400만유로(약 7조7000억원) 규모의 자주포 사업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K-9 자주포를 기반으로 자주포 128대와 탄약운반차 120대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최근 방산업계에서는 이 사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인드라 최대주주인 스페인 정부가 방산 공급망 생태계 강화를 위해 현지 기업인 산타바르바라 참여를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스페인 자주포 사업을 따냈다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장벽을 넘은 핵심 사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나토 회원국을 중심으로 역내 방산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스페인 사업을 따냈다면 나토 국가의 추가 수주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 K방산이 성능과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기술 이전 및 현지 생산을 결합한 협력 모델까지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