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으로 물류비 폭등” 수출기업 ‘벙어리 냉가슴’

입력 2026-07-27 16:25
수정 2026-07-27 16:35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와 운임이 급등하며 수출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크게 늘었지만 상당수 기업은 증가한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채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무역협회(이하 무협)가 발표한 ‘상반기 유가 변동에 따른 수출 물류 애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수출 제조기업 219개사 가운데 83.1%(182개사)가 ‘운임 상승’을 가장 큰 애로로 꼽았다.

실제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중동 전쟁 이전 대비 2.3배인 3,062pt까지 상승해 지난해 최고치(2,240pt)보다 약 1.4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응답 기업의 56.6%(124개사)는 ‘원자재·부품 조달비용 상승’을 주요 애로로 지목해 물류비와 원가 부담이 동시에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당수 수출기업은 운임과 원가 상승에도 이를 판매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채 비용 증가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78.1%(171개사)는 비용 증가분을 제품 가격에 20% 미만으로 반영한다고 답했으며 가격에 전혀 반영하지 못한(전가율 0%) 기업도 32.9%(72개사)에 달했다.

반면 비용 증가분의 80% 이상을 가격에 반영한다고 답한 기업은 5.5%(12개사)에 그쳤다.

가격 전가가 제한되며 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 기업의 85.9%(188개사)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고 답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3~5% 포인트(p) 하락했다고 답한 기업은 39.3%(86개사)로 지난해 중소 제조기업 평균 영업이익률(4.6%)을 고려하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수익성 저하 수준이 상당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7월 근해항로 유류할증료(BAF) 및 저유황유할증료(LSS) 인상에 이어 8월에는 화물자동차 안전운임 고시 부대조항에 따라 국내 컨테이너 내륙 운송비 인상도 예정돼 있다.

예년에 비해 일찍 도래한 해운 성수기 물량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동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글로벌 선복 공급 정상화까지는 수개월이 걸려 기업들의 물류비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