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시간 문제" 파격 전망까지…삼전닉스 위협하는 中 CXMT [분석+]

입력 2026-07-27 22:00
수정 2026-07-27 23:00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중국 상하이거래소의 과창판(커촹판)에 27일 데뷔한 중국 최대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를 향한 시장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은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과 인공지능(AI) 수요 확대를 근거로 D램 시장 점유율 확대를 예상했지만, 모닝스타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부재에 따른 기술 격차가 뚜렷하다고 봤다. CXMT, 중국 시총 1위 등극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과학기술주 전용 시장 과창판에 입성한 CXMT는 개장 직후 공모가(8.66위안) 대비 최대 535% 폭등한 55.03위안까지 치솟으며 중국 본토 최고 시가총액 상장사에 등극했다. 지난 14일 시행한 CXMT 수요예측에는 1만1537개의 투자 계정이 참여해 462.8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시장 예측인 4.4위안의 두 배 수준이다.

CXMT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가 8.66위안에 신주 66억8800만 주를 발행해 579억위안(약 12조5000억원)을 조달했다. 여기에 초과 배정 옵션을 포함하면 신주 발행 규모는 최대 76억9000만 주, 공모 규모는 666억1000만위안(약 14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IPO는 올해 아시아 증시 최대 규모이자 2020년 중신궈지(SMIC)의 75억달러(약 11조원) 규모를 넘어 중국 반도체 기업 사상 최대 IPO로 기록됐다. 또 2010년 중국농업은행의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 규모 상장 이후 중국 본토 증시에서는 두 번째로 큰 IPO라는 역사를 썼다.

CXMT의 고객사는 레노버, 화웨이, 알리바바 등 중국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이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중국 기업은 CXMT의 메모리 채택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D램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자사 제품의 부품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 그동안 쳐다보지 않던 CXMT의 메모리 채택까지 고려하고 있다.

국내 투자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이다. CXMT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는 HBM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글로벌 빅테크의 시선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CXMT는 올해 D램 생산을 위한 웨이퍼의 20%를 HBM3(4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제조에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HBM3 이전 세대까지만 해도 한국 기업과 CXMT의 기술 격차는 4년 정도로 평가됐지만 HBM3부터 3년 이내로 좁혀진 것으로 현장에선 본다.

상하이에 건설 중인 패키징 시설은 HBM 양산을 염두에 뒀다는 후문이다. CXMT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화웨이 등 중국 내 AI 칩 설계 기업을 대상으로 HBM3 샘플을 공급했다고 밝히며, 2027년까지 HBM3E 양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초기 수율과 신뢰성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높지만 과거 DDR4가 그랬듯 시도 자체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D램 지각변동 올까 …엇갈린 전망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CXMT는 IPO는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바라보는 증권가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도니 텅 노무라증권 연구원은 CXMT에 대해 매수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 116위안(약 2만5017원)을 제시했다. 공모가 대비 1239% 높은 수준이다. 그는 CXMT의 2028회계연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XMT 주가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밸류에이션(평가 가치) 배수보다 2배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텅 연구원은 "글로벌 메모리 공급이 당분간 완화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CXMT의 점유율 확대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 에이전트발 수요 확대로 2030년까지 전 세계 메모리 사용량이 7배 넘게 늘어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이에 따라 CXMT의 메모리 출하량이 2030년까지 매년 40∼45% 증가하고, D램 글로벌 시장 점유율 역시 현재 약 10% 수준에서 2028년 말 18%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미국 리서치업체 모닝스타의 위징제 연구원은 CXMT의 주당 적정가치를 공모가보다 72.1% 높은 14.90위안(약 3213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주가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그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확보하지 못한 만큼 CXMT의 기술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른 밸류에이션 할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위 연구원은 "CXMT의 기술력이 뒤처져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수 메모리 기업 중 경쟁사 대비 낮은 D램 가격으로 이어질 것이며 밸류에이션 배수는 확실히 낮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차이는 CXMT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에 위협이 되는 와중에도 성장 전망을 둘러싼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우세하다.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악화하더라도 CXMT에는 꾸준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 하단을 지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베이징 누오화투자운용의 쩡지칭 펀드매니저는 "이전의 대형 IPO와 달리 CXMT는 아직 기술력이나 시장점유율 측면에서 한계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매우 크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이 캐피탈의 시어도어 쇼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CXMT가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하지 않는다"며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단순 추격자가 아니라 글로벌 챔피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고 이는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