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가 중심의 미술 경매시장…낙찰총액 두 배 됐지만 팔린 그림은 줄어

입력 2026-07-27 15:16

올 상반기 국내 미술품 경매 낙찰총액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로 뛰었다. 그런데 경매에서 팔린 그림 수는 줄었다. 초고가 작품 위주로 돈이 쏠렸기 때문이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가 27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미술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 1~6월 국내 주요 경매사 7곳의 낙찰총액은 1108억666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556억6836만원)보다 99.05% 급증했다.

급증의 진원지는 지난 3월 서울옥션 경매다. 일본 작가 요시토모 나라의 '나씽 어바웃 잇(Nothing about it)'(2016)이 150억원에 낙찰되며 국내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고, 쿠사마 야요이의 '펌킨(Pumpkin)'(2015)이 104억5000만원에 팔렸다. 한 경매에서 낙찰가 100억원을 넘긴 작품이 두 점 나온 건 국내 경매 역사상 처음이다. 두 점의 낙찰가는 총 254억5000만원. 상반기 전체 낙찰총액의 23%, 전년 대비 증가액의 46.2%에 해당한다. 센터가 "낙찰총액이 급증했지만 미술시장 회복을 이야기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분석한 이유다.

대형 경매사와 중소형 경매사의 희비도 극명하게 갈렸다. 서울옥션의 낙찰총액은 623억2670만원으로 196.3%, 케이옥션은 386억8090만원으로 53.4% 늘어난 반면 에이옥션과 라이즈아트는 각각 37.9%, 20.2% 줄었다. 중저가 작품 위주인 온라인 경매는 개최 횟수가 78회에서 56회로, 낙찰총액이 72억9186만원에서 59억9386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경매사들의 전체 출품작 수는 9607점에서 8547점으로 11.03% 줄었다. 오른 종목보다 내린 종목이 많은데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올 상반기 코스피와 닮은꼴이다.

이런 쏠림 현상은 해외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크리스티 소더비 필립스 등 해외 3대 경매사의 상반기 낙찰총액(수수료 포함)은 67억7000만달러(약 9조478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0.1% 늘어 2022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하지만 낙찰 작품 수는 4.5% 느는 데 그쳤고, S.I. 뉴하우스 컬렉션 등 단일 소장가 컬렉션 경매가 전체 낙찰총액의 32%를 차지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