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10시30분, 프랑스의 한 지방 박물관 전시실에 남자 두 명이 들어섰다. 이들은 입장료를 지불하고 표를 산 평범한 관람객이었다. 금목걸이가 있는 진열장으로 곧장 걸어가 유리를 부순 뒤 안에 있던 유물을 꺼내 도망가기 전까지는.
프랑스 검찰은 지난 24일 코트도르주 샤티용쉬르센의 샤티용 지역박물관에서 2500년 전 켈트족 황금 토르크가 도난당했다고 27일 밝혔다. 토르크는 켈트족 지배층이 목에 두르던 고리 모양 장신구다. 도난당한 유물은 기원전 5세기에 만든 순금 480g짜리로, 에트루리아·스키타이·중동의 동물 장식이 뒤섞인 형태다. 양 끝에는 날개 달린 말이 정교한 받침 위에 올라앉아 있다.
이 목걸이는 1953년 박물관 인근 마을인 빅스의 한 무덤에서 나왔다. 무덤 주인은 30~35세 여성이었고, 무기는 한 점도 없이 장신구만 두른 채 묻혀 있어 켈트 사회 최상층 인물로 추정된다. 고고학계는 이 여성에 '빅스의 부인'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해당 무덤에서는 고대 그리스에서 제작된 높이 1.64m, 무게 208kg짜리 청동 항아리도 나왔다. 고대 그리스의 청동 그릇 가운데 현존하는 최대 크기다.
박물관이 절도범의 표적이 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11월에는 침입 시도가 있었고, 지난 17~18일 밤에는 창문이 부서졌다. 이번에는 정문으로 뚫렸다. 박물관 관계자는 "목걸이가 도난당할 당시 전시실에는 직원과 관람객들이 있었고, 보안장치도 작동 중이었다"며 "범인들은 정문으로 달아났다"고 말했다.
사건 이후 박물관은 임시 휴관에 돌입했다. 고고학계는 범인들이 순금을 추출하기 위해 목걸이를 녹여버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프랑스 당국은 일대를 수색하며 범인을 찾는 중이다.
근래 들어 유럽에서는 미술관·박물관을 노린 절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1월 네덜란드 드렌츠박물관에서는 새벽에 폭약으로 문을 부수고 들어온 일당이 루마니아에서 빌려온 기원전 2세기 황금 투구와 팔찌 유물을 훔쳤다. 투구는 지난 4월 되찾았지만 팔찌 한 점은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는 왕관과 보석이 도난당했다. 지난 3월에는 이탈리아 파르마 인근 마냐니로카 재단에서 르누아르와 세잔, 마티스의 그림 3점이 도난당했다.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