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순방길에 K뷰티 총출동…이례적 장면 나온 이유

입력 2026-07-26 11:16
수정 2026-07-26 11:50

이재명 대통령의 남미 순방길에 K뷰티 기업 대표들이 대거 합류했다. 제조업이 주축인 경제사절단에 화장품 브랜드 3곳과 전문 유통 플랫폼까지 한꺼번에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상목 아모레퍼시픽홀딩스 사장,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천주혁 구다이글로벌 대표, 김성운 실리콘투 대표는 오는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한·브라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브라질(26~29일 국빈방문)·칠레·아르헨티나를 잇는 7박 11일 순방에 나섰다.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동반한 남미 순방은 2015년 박근혜 정부 이후 약 11년 만이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은 산업통상부와 브라질 개발산업통상서비스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경제인협회와 브라질 무역투자진흥기관 아펙스브라질이 주관한다. 삼성 SK 현대차 LG 포스코 한화 대한항공 등 주요 그룹이 총출동하는 자리에서 K뷰티 4개사는 소비재·유통 분야를 대표한다. 제조·인프라, 첨단산업과 함께 3대 논의 축의 한 자리를 화장품이 차지한 셈이다.

역대 대통령의 순방 경제사절단은 건설 플랜트 방산 등 전통 제조업 위주로 꾸려져 왔다. 화장품 기업이 브랜드·유통을 아우르는 '패키지'로 사절단에 참여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구다이글로벌과 실리콘투 대표가 나란히 사절단 명단에 오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K뷰티가 반도체 자동차에 이은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펴가다. 올 상반기 화장품 수출은 7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지난 4월 수출액(13억7400만달러)은 전년 동월 대비 33.4% 급증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브라질은 인구 2억1000만 명의 중남미 최대 소비시장이자 세계 4위 화장품 시장이다. 하지만 위생감시청(ANVISA)의 까다로운 제품 등록 절차와 높은 관세 등 진입장벽으로 악명이 높다. 기업 단독으로는 넘기 어려운 규제 장벽을 정상외교로 낮추겠다는 것이 이번 동행의 핵심이다. 앞서 양국은 정상 임석 하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브라질 위생감시청 간 화장품·의약품 규제 협력에 합의한 바 있다.

시장은 이미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의 대브라질 화장품 수출은 2022년 약 900만달러에서 지난해 약 5500만달러로 3년 만에 6배로 불어났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 스킨1004 티르티르 등 핵심 브랜드를 세포라 브라질에 잇달아 입점시키며 현지 유통망을 확보했고, 에이피알은 메디큐브를 앞세워 B2B(기업 간 거래) 채널 수출을 늘리고 있다. 실리콘투는 현지 법인·물류창고 설립을 추진하며 국내 브랜드와 현지 유통망을 잇는 플랫폼 역할을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에서 K컬처 인기가 높아지며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며 "이번 순방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현지 유통망 확보 움직임이 한층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