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들이 밤마다 돌아가며 서던 불침번 근무가 줄어들 전망이다. 폐쇄회로(CC)TV와 순찰 등 대체 확인체계를 갖춘 부대에서는 지휘관 판단에 따라 불침번을 운영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예고 없이 생활관을 확인하던 병영생활 수시점검도 제한된다.
24일 군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부대관리훈령'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의견 수렴 기간은 다음 달 10일까지다.
개정안은 경계작전용 또는 부대관리용 CCTV와 순찰 등 대체 확인체계를 통해 불침번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 대대장급 이상 지휘관이 불침번 미운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부대의 불침번을 일괄 폐지하는 것은 아니다. 부대 임무와 시설 여건, 대체 확인체계 구축 여부에 따라 운용 방식이 달라진다.
현행 불침번은 통상 2인 1조로 편성된다. 병사들이 저녁점호 이후부터 다음 날 기상 전까지 생활관이나 복도 등 지정된 장소에서 1~2시간씩 근무하는 방식이다. 출입자 감시, 화재·도난 예방, 취침 인원 확인, 긴급 상황 대응 등이 주된 목적이다.
국방부는 병영시설 현대화와 CCTV 설치 확대 등으로 기존 불침번 근무를 일부 대체할 여건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CCTV로 생활관과 건물 주변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별도 순찰체계까지 갖춘 부대라면 취침 중인 병사들을 순번대로 깨워 근무에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다.
이미 일부 부대에서는 CCTV를 활용해 불침번을 없앤 사례도 있다. 육군 23경비여단은 지난해 생활관과 사무실, 공용공간을 재배치하고 CCTV를 설치해 불침번 운용을 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영생활 점검 방식도 바뀐다. 현행 훈령은 병영생활 수시점검을 사전에 예고하거나 예고 없이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수시점검을 '사전 예고를 전제로' 실시하도록 했다. 지휘관이나 지휘관이 지정한 간부, 당직근무자가 병영생활 상태를 확인하더라도 장병들에게 점검 사실을 미리 알려야 한다.
국방부는 사전 예고 없는 병영생활지도가 장병의 사생활과 휴식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개정 이유로 들었다. 병영생활지도는 규정 이행 여부, 병기·장비·비품 보존 상태, 명령·지시 숙지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점검이다.
체력단련시간도 별도 일과로 명시된다. 지금까지 체력단련은 오후과업의 일부처럼 운영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개정안은 이를 독립된 일과로 추가했다. 지휘관은 부대 임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한 체력단련시간과 자율활동시간을 보장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병영 관리의 무게중심을 통제와 관행에서 장병 휴식권과 과학화 장비 활용 쪽으로 옮기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다만 대체 확인체계가 충분하지 않거나 경계 여건상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부대에서는 기존처럼 불침번 근무가 유지될 수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