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지고 싶으면 맞아라"…트럼프 '이 주사'에 집착하는 이유

입력 2026-07-24 21:00
수정 2026-07-24 21:48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미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하는 대체 요법(TRT)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각료를 비롯해 군사력 증진 정책 일환으로 광범위하게 이뤄지게 됐기 때문이다. 활력을 증진하고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장점이 제시되는 한편 부작용 우려도 만만치 않다.


미국비뇨기과재단에 따르면 미국 남성의 약 2%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다. 이 수치가 낮으면 우울증, 성욕 저하, 근육량 감소, 피로감 등이 동반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테스토스테론이 줄기 때문에 주로 노년 남성에게서 나타난다.

TRT는 테스토스테론 결핍 남성에게 제한적으로 이뤄졌지만 트럼프 정부는 이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려 하고 있다. 72세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은 자신의 노화 방지 비결로 TRT를 꼽았다. 그는 관련 식품의약국(FDA) 규제 완화를 시사했다.

최근에는 TRT가 국방 정책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30세 이상인 미군 장병이 매년 남성 호르몬 수치를 검사받고, 수치가 낮으면 TRT를 받도록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피터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미군 전투원은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며 “장병이 자연적 능력을 회복하고 최적화하며 지속적인 투쟁에 필요한 생물학 기반을 확보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이면 에너지와 근육량이 증가할 수 있다. 일부 인플루언서는 TRT로 복근을 만들고 집중력과 업무 능력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대체 요법은 폐경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년 남성은 TRT로 젊음을 되찾고 젊은 남성은 신체를 최적의 상태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도 TRT 과잉 처방이 미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다.

마이애미 암연구소에 따르면 미국 내 테스토스테론 치료는 2019년 730만 건에서 2024년 1100만 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 치료를 받은 남성 중 3분의 1은 테스토스테론 결핍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다. 개인 클리닉과 남성 전문 건강 센터가 늘어난 점도 TRT 치료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내분비학자들이 대학 병원에서 TRT를 받은 남성 2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환자 평균 연령은 50대였지만 18세 젊은 환자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TRT는 혈액 세포 증진을 촉진해 혈액을 걸쭉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혈액순환이 저하하고 심장에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고령이거나 과체중인 사람은 부작용에 특히 취약하다. 젊은 남성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지 않은데도 TRT를 처방받으면 장기적으로 체내 자체 호르몬 생산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