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과거 정치 현안을 두고 내놓은 발언들이 온라인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22대 총선 사전투표율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가능성을 언급한 뒤 실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진 데 이어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장직 상실 가능성을 거론한 직후 오 시장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으면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에서는 김 전 총리의 발언을 묶어 '김민석의 대예언 적중률 100%'라고 표현한 이미지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과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해당 이미지와 과거 발언이 공유되며 관심을 끌고 있다.
첫 번째로 거론되는 것은 2024년 4·10 총선 사전투표율이다. 당시 민주당 총선 상황실장이던 김 전 총리는 2024년 4월3일 민주당사에서 열린 '4·10 심판 브리핑'에서 "민주당은 사전투표율 31.3%, 총투표율 71.3%를 목표로 삼고, 투표 참여를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지역구 기호 1번과 비례정당 기호 3번 등을 고려해 잡은 목표치였다.
사흘 뒤인 4월6일 사전투표가 끝난 결과 투표율은 31.28%였다. 반올림하면 김 전 총리가 언급한 숫자가 된다. 다만 김 전 총리가 당시 투표율을 '예측'했다고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31.3%는 그의 전망치가 아니라 민주당이 제시한 목표치였다. 그는 이후 이른바 사전투표율 조작설에 휘말려 페이스북에 "죄송하다. 사전투표율 조작설에 휘말렸다. 31.3!! 화이팅!!!"이라고 쓰기도 했다.
두 번째는 비상계엄이다. 김 전 총리는 2024년 8월2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계엄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의 국방부 장관 지명 등을 거론하며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여권은 현실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도 야권의 계엄 주장을 비판했다.
그러나 약 3개월 뒤인 2024년 12월3일 윤 전 대통령이 실제 비상계엄을 선포하면서 김 전 총리의 발언은 다시 조명됐다.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하면서 계엄은 약 6시간 만에 해제됐지만 정치권에서는 김 전 총리가 계엄 가능성을 사전에 거론했던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렸다.
이번에는 오 시장이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1일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민주당 당대표 후보자 초청 간담회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고 있던 오 시장을 언급했다. 그는 "법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불가피하게 오세훈 시장이 내려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시장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바로 다음 날인 22일 서울중앙지법은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는 만큼 이번 판결이 그대로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김 전 총리의 발언 역시 판결 직후 다시 소환됐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사전투표율과 계엄에 이어 오 시장에 대한 전망까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장동혁 지도부와 선 긋기에 나선 이유로 평소 오 시장을 향해 불편한 기색을 보였던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에서도 김 전 총리의 발언과 선고 시점을 주목하며 관련 게시물을 확산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정치 고관여층 사이에서는 "김 전 총리는 이 정도면 자리 깔아야 하는 것 아니냐", "작두 민석이다"라는 말까지 나온다.
다만 오 시장에 대한 판결은 1심이고 오 시장 측도 항소 방침을 밝힌 상태다. 형이 최종 확정돼야 시장직 상실 여부가 결정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