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스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인공지능(AI) 랙입니다."
23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MD의 '어드밴싱 AI 2026'에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신형 랙 헬리오스를 공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랙은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네트워킹 장치 등을 하나로 묶은 장치다. 수 CEO는 헬리오스에 들어가는 반도체들을 직접 들어보이며 "업계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자랑하는 AI 가속기"라고 자신했다.CPU GPU 네트워킹까지 '통'으로 승부 이번 AMD 발표의 핵심은 반도체를 하나씩 파는 대신 랙 단위로 사업 모델을 확장했다는 점이다. 헬리오스는 AMD 최신 GPU인 인스팅트 MI455X 72개와 6세대 베니스 CPU 18개, 자체 네트워킹 기술 '펜산도(Pensando)'를 하나의 랙에 담았다. 랙 1개당 최대 2.9엑사플롭스(FP4 기준)의 연산 성능과 31테라바이트(TB)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메모리를 갖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바미시 보파나 AMD AI 수석부사장은 "프론티어 AI 인프라가 빠르게 진화하면서 고객들은 성능과 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플랫폼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헬리오스는 컴퓨팅과 네트워킹,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묶은 제품"이라고 말했다.
AMD는 헬리오스가 경쟁사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 NVL72 랙 대비 같은 비용으로 최대 30% 더 많은 AI 작업을 처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AMD 자체 성능 연구소(Performance Labs)의 자체 벤치마크 결과로, 실제 상용 환경에서의 성능은 시스템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앤트로픽·오픈AI·메타 계약으로 엔비디아 위협 이날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세계적인 AI 기업들과 AMD의 파트너십 발표였다. 수 CEO는 앤트로픽의 공동창업자인 톰 브라운 최고컴퓨팅책임자(CCO)와 직접 무대로 불러 앤트로픽에 최대 2기가와트(GW) 규모의 헬리오스 랙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원자력 발전소 2기를 돌려야하는 초대형 AI 인프라를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양사는 여기에 더해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활용해 AMD의 반도체 설계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최적화하는 다년간 엔지니어링 협력도 발표했다. AMD는 사내 엔지니어링·제품 개발 조직 전반에 클로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오픈AI도 GPT 시리즈를 AMD GPU에서 더욱 잘 작동하도록 최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말부터 헬리오스를 도입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메타는 6세대 에픽 CPU를 자사 실험실에서 검증 중이며 헬리오스 랙 테스트에도 착수했다고 전했다.
AMD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세레브라스와도 협력한다. 양사는 하나의 작업에서 헬리오스와 세레브라스의 '웨이퍼스케일 엔진(WSE)'을 분리해 운용하는 합작 솔루션을 공개했다. 큰 작업은 헬리오스가 처리하고 즉시 처리해야하는 작업은 셀레브라스 칩이 맡는 방식이다. 셀레브라스의 WSE는 웨이퍼 전체를 AI 연산에 사용하는 반도체로, 지연 속도가 적어 코딩 등 업무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헬리오스가 방대한 AI 계산을 처리하는 동안 세레브라스의 특수 반도체는 사용자에게 답변을 빠르게 생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AMD는 이 조합을 이용하면 전력 1와트당 AI 처리량이 기존보다 최대 5배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작년 말 스타트업 '그록(Groq)' 핵심 인재들을 영입하며 그록 LPU(언어처리장치)를 공개한 것과 같은 '저지연 특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프트웨어 효율도 전작 대비 3.3배 높여 6세대 CPU인 베니스는 AI에이전트 시대에 맞게 설계됐다. 전 세대와 달리 AI에이전트 업무를 3가지 역할로 구분해 설계한 게 특징이다. 에이전트를 직접 실행하는 'SP7'(최대 256코어), 전력효율을 우선한 범용 서버용 'SP8'(8~128코어), 고성능컴퓨팅(HPC)용 'SP7X', GPU 피딩에 특화한 저전력 'LP'(옛 코드명 '베라노') 등 4개 라인업으로 나눴다. AI를 직접 실행하는 모델, 전력 효율을 중시하는 서버, 슈퍼컴퓨터용, GPU를 지원하는 전용 모델 등으로 CPU를 세분화한 것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새 브랜드 'ROCm ai'를 내놨다. ROCm은 AMD GPU가 AI를 효율적으로 실행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다. 엔비디아의 쿠다(CUDA)와 같은 역할을 한다. ROCm ai는 AI 연산에 맞게 ROCm을 개선한 버젼이다. 이는 설치·배포·관리를 통합한 명령줄 도구 'ROCm CLI', 클로드·커서·코덱스 등 AI 코딩 도구에 AMD 전용 지식을 심는 'AMD 스킬', 추론 워크로드 최적화를 자동화하는 에이전트 '하이퍼룸(Hyperloom)' 등 3가지로 구성됐다. AMD는 자체 테스트 결과 기존 ROCm 7 대비 추론 성능은 평균 3.3배, 학습 성능은 2.4배 향상됐다고 밝혔다. ROCm ai는 오는 8월 정식 출시된다.
AMD는 이날 로보틱스 전용 반도체·플랫폼인 '크리아(Kria) AI 솔루션'을 공개하며 피지컬 AI 시장 공략 의지를 밝혔다. 라이젠 AI 임베디드 X100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한 시스템온모듈(SOM)과, CPU·GPU·신경망처리장치(NPU)·FPGA를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한 로보틱스 개발 플랫폼이 핵심이다. 살릴 라제 AMD 임베디드 담당 수석부사장은 "로봇의 몸체를 넘어 두뇌까지 아우르는 첫 개방형 통합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크리아 AI SOM은 올 4분기 협력사(ODM)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