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시장에서 준공 연식에 따른 가격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재건축 기대감이 붙은 노후 단지가 강세를 보인 반면 지방에서는 준공 5년 이하 신축 단지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같은 연식의 아파트라도 지역에 따라 시장 평가가 갈리는 모습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연령별 매매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2025년 5월부터 2026년 5월까지 전국 준공 5년 이하 아파트값은 3.24% 상승했다. 같은 기간 15년 초과~20년 이하 단지는 2.21% 올랐다. 전국 기준으로는 연식이 짧을수록 상승 폭이 큰 흐름이 나타났다.
지역별로 나누면 양상은 달라진다. 수도권에서는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이 1년간 6.59% 올랐다. 준공 5년 이하 단지 상승률 3.64%를 크게 웃돈다. 오래된 단지일수록 재건축과 리모델링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방은 정반대다. 지방권 준공 20년 초과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0.83% 하락했다. 반면 준공 5년 이하 단지는 2.81% 상승했다. 수도권에서는 구축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지만 지방에서는 신축이 자산가치를 방어한 셈이다.
5대 광역시에서도 신축과 구축의 격차가 뚜렷했다. 준공 5년 이하 단지는 2.72% 올랐지만 20년 초과 단지는 1.38% 내렸다. 8개 도 지역에서도 5년 이하 단지는 2.96% 상승했고 20년 초과 단지는 0.37% 하락했다.
지방 주요 시·도 가운데 준공 5년 이하 단지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전북이었다. 전북은 1년간 6.30% 올랐다. 충북은 5.44%, 울산은 4.49%, 대구는 4.02%, 부산은 3.86%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지방에서 이른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 현상이 더 뚜렷해졌다고 본다. 수도권 구축 단지는 정비사업 가능성이 가격을 떠받치는 경우가 많지만 지방 구축 단지는 재건축 기대감보다 노후화에 따른 감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신축 선호를 키우는 요인도 있다. 최근 지어진 단지는 평면 구성과 공간 활용도가 개선됐고 스마트폰 기반 IoT 시스템, 커뮤니티 시설, 지상 공원화 설계 등이 적용된 경우가 많다. 분양가 상승과 공급 감소 우려도 준공 5년 이하 단지의 희소성을 키우고 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지속적인 분양가 상승과 공급 감소 우려 속에서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단지들의 희소 가치가 먼저 부각되고 있다"며 "재건축 등 정비사업 변수로 노후 단지가 강세를 보인 수도권과 달리 지방은 구축 아파트의 감가상각과 최신 평면, 주거 시스템 등 상품성 차이가 준공 5년 이하 단지 상승세로 이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