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외교원 서버 해킹…韓 외교관·공무원 1만명 신상 털렸다

입력 2026-07-21 18:06
수정 2026-07-22 00:13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이 10개월가량 해킹당해 전현직 외교관 등 최대 1만 명의 신상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외교부에 따르면 미상의 공격자가 국립외교원 온라인교육시스템 서버를 지난해 4~5월 장악한 뒤 올해 2월까지 접속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시스템에 교육 대상자 성명과 아이디 등 약 1만 건의 데이터가 저장돼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에는 외교부 본부 직원뿐 아니라 재외공관의 공무원 및 행정 직원과 주재관 등에 관한 내용이 저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직원들의 이름과 아이디, 이메일, 암호화된 비밀번호를 비롯해 직책과 소속 부서 정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되지 않은 전체 외교관 명단과 재외공관 근무자 현황 등 자료가 이번 해킹으로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그간 일정 직급 이상의 고위급 외교관 인사가 있을 때 보도자료 등으로 부분적으로만 공개했다.

재외공관에는 정보·보안 분야 다른 부처 직원이 상당수 근무하는 만큼 국가정보원 요원이나 국방부 무관 등의 정보도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 외교부 당국자는 “안보와 무관하지 않은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출된 정보에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번호, 주소 같은 민감 개인정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국립외교원 서버가 외교부 본부와 다른 정부 부처 전산망과는 분리돼 운영된 만큼 추가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공격은 소프트웨어 제조사도 인지하지 못한 미공개 보안 취약점(제로데이 취약점)을 악용해 접속한 뒤 정상적인 소프트웨어 권한을 이용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탐지하기 어려웠다. 현재 해당 시스템은 차단된 상태로 관계당국이 조사 중이다.

정부는 해킹을 인지한 지 5개월이 지났음에도 공격 주체를 특정하지 못했다. 북한이나 중국 등의 해킹 조직에 의한 공격일 가능성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021~2023년 한국 대법원 전산망을 해킹해 대량의 데이터를 탈취하는 등 정부와 기업, 공공기관 등을 지속적으로 공격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주체를 단정할 만한 분석은 부족한 상태”라며 “국가 배후 해킹 조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