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로봇 패권 경쟁 승부수

입력 2026-07-21 17:37
수정 2026-07-22 00:20
삼성전자가 로봇 전담 조직인 ‘로보틱스경험(RX)사업추진실’을 출범시켰다.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로봇 사업을 본격 육성하고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기 위해서다. 테슬라,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로봇 기업과 시장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21일 디바이스솔루션(DX)부문 산하에 RX사업추진실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RX사업추진실은 삼성전자 내 흩어져 있던 로봇 관련 인력과 부서를 하나로 통합한 조직이다. 2024년 토종 로봇 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고 사내에 미래로봇추진단을 설립한 지 2년 만에 진용을 재정비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전사적으로 축적한 로봇 관련 역량과 기술 경쟁력을 하나로 결집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조직은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사장·사진)이 이끌기로 했다. 부문장 직속 체계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RX사업추진실은 서울 우면동에 있는 서울 연구개발(R&D)캠퍼스를 주력 거점으로 삼는다. 이곳에 연구 공간과 사무실을 확대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도 할 예정이다. 경북 구미사업장에는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한다. 로봇의 판단과 움직임을 고도화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고 관리하기 위한 공간이다. 구미사업장에는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에도 로봇 연구 거점을 둔다. 현지에 있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조직 출범과 함께 임원 인사 및 인재 영입도 단행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출신인 이동건 부사장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로보틱스전략팀장을 맡아 중장기 로봇사업 전략을 짠다. 자율주행 로봇 분야 전문가인 김현진 서울대 자율로봇연구실 교수, 로봇 손을 연구하는 김의겸 아주대 기계공학과 교수 등 세계적 석학도 합류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로봇 사업은 위기에 휩싸인 DX부문의 신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최근 가전, 스마트폰 등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은 경쟁 심화와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조직 신설이 부진한 DX부문의 체질 개선을 주도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로봇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한 로봇 기업 인수합병(M&A)과 스타트업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로봇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세계 로봇시장은 인공지능(AI) 고도화와 함께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43억달러(약 183조원)인 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2035년 4162억달러(약 612조원)로 3.3배 넘게 커질 전망이다. 미국 테슬라와 보스턴다이내믹스, 중국 유니트리와 유비테크 등은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