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은 “남산 고도제한 완화를 실제 주택 공급으로 연결하고, 도심 개발이익을 낙후지역에 재투자해 주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21일 기자와 만나 “다산·신당동 노후주거지 정비, 개발이익을 활용한 생활 인프라 확충,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공급이 중구 주거혁신의 세 축”이라며 “2035년까지 주택 1만4000가구를 공급해 낡은 저층주거지를 살기 좋은 도심 주거지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김 구청장이 주거혁신의 핵심 지역으로 꼽은 곳은 다산동과 신당동 일대다. 중구는 다산성곽길 아래 신당9구역부터 약수역 사거리까지 이어지는 노후주거지를 하나로 묶어 약 20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공모에 선정되면 용적률을 높여 사업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남산과 한양도성 주변인 점을 고려해 건물 높이는 15층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구청장은 “다산동은 주차장이 부족하고 도로가 좁아 마을버스조차 다니기 어려운 지역”이라며 “공동주택과 도로, 주차장 등 기반시설을 함께 조성해 약수역 일대 주거환경을 전면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존 정비사업도 속도를 낸다. 신당8구역은 올해 하반기 철거를 시작해 내년 착공할 예정이다. 신당9구역은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하고, 시공사 선정을 마친 신당10구역은 사업시행인가를 준비 중이다. 두 구역 모두 2029년 이주·철거하는 게 목표다. 중림동 398번지 일대는 2030년 이주와 철거를 추진한다.
다만, 문화유산 규제는 정비사업의 변수로 꼽았다. 김 구청장은 “한양도성의 세계유산 지정에 따른 영향평가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면 남산에서 떨어진 지역까지 사업성이 낮아질 수 있다”며 “문화유산 보존과 노후 주거지 개선이 조화를 이루도록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심 개발이익을 낙후된 주거지역에 재투자하는 ‘균형발전기금’ 조성도 추진한다. 현재 개발사업 과정에서 받은 현금 기부채납은 해당 사업지 주변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중구는 관련 조례를 개정해 세운지구와 서울역 북부역세권 등에서 발생한 재원을 신당·다산 생활권과 남산자락에도 투입할 계획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등을 통해 확보한 공공시설 설치기금은 539억원이다. 이 재원은 장충체육관 재건축과 충무아트센터 복합개발, 구립도서관·동별 행정복합센터 건립, 보건소 이전·신축 등에 활용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중구는 오래된 도심이지만 대형 도서관과 스포츠센터, 주민 공동시설이 크게 부족하다”며 “개발이익을 필요한 지역에 돌려 생활 인프라 격차를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도심 정착도 지원한다. 정비사업에서 확보한 임대주택과 주민센터, 보건소 이전으로 생기는 유휴 공공시설을 활용해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주택 10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중구 인구의 약 23%를 차지하는 65세 이상 주민을 위해서는 구민안전보험과 연계해 의료비 일부를 보장하는 단체 실손보험 상품을 보험사와 개발 중이다. 김 구청장은 “중구에서 일하는 청년들이 높은 집값과 부족한 주거공간 때문에 정작 중구에 살지 못하고 있다”며 “주거와 일자리, 자산 형성을 연계해 직장과 집이 가까운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