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중국, AI·반도체 기술 '수출 빗장' 검토 중"

입력 2026-07-21 16:06
수정 2026-07-21 16:09

미국과 중국 간 인공지능(AI)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AI·반도체 기술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상무부 주도 중국 규제 당국은 자국의 첨단 기술과 유망 스타트업이 서방에 인수되는 것을 막을 방안을 놓고 주요 AI 기업과 반도체 기업과 협의해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상무부는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즈푸 등 AI 기업들과 AI 모델 학습에 쓰이는 핵심 데이터의 해외 이전을 제한하고 해외 이용자의 AI 모델 가중치 다운로드를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해외 고객의 AI 모델 이용은 계속 허용할 예정이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 AI가 미국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는 자신감을 비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이 지난주 공개한 신모델 '키미 K3'는 대부분의 성능 비교에서 앤트로픽의 대표 모델 '오퍼스 4.8'을 넘어섰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앞서 로이터 통신도 지난 7일 중국 당국이 기본 오픈소스 모델은 단순 신고, 고급 기술은 보안 심사, 프런티어급 모델은 국내 전용으로 묶는 '3단계 등급제'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독자 AI 기술 유출을 국가안보법 위반으로 다스리고 국내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 자격을 제한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부연했다.

이와 함께 중국 상무부는 퀄컴·TSMC 등 해외 반도체 기업이 화웨이·알리바바·바이트댄스에 의해 개발된 반도체 설계를 기반으로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모았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AI 기술 기업이 해외에 인수되는 것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이는 메타의 마누스 인수 사례에서 드러난 허점을 메우려는 목적이 크다고 FT는 보도했다.

실제로 메타는 지난해 12월 20억달러(2조9800억원) 중국 AI 스타트업 마누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원상회복 명령에 따라 인수 철회 수순을 밟는 중이다.

FT는 이런 조치들이 중국의 '수출 금지·제한 기술 목록' 개정안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2025년 개정 때는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 기술이 추가된 바 있는데, 이번 개정은 수년 내 가장 큰 폭이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다만 대부분의 제안은 아직 논의 단계다. 업계는 규제가 지나치게 강화되면 자국 AI 개발 속도가 오히려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당국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