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과도한 차입이 홈플러스 사태 불렀다"…금감원, MBK 중징계 신속 추진

입력 2026-07-21 14:58
수정 2026-07-21 15:01



금융당국이 대규모 유동성 위기에 빠진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사모펀드(PEF)의 과도한 차입 인수 관행에 대한 고강도 제도 개선에 착수한다.

금융감독원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신속한 제재 절차를 공언했고,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 차입 한도 인하 등 규율 강화를 시사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홈플러스 회생 관련 간담회에 출석해 "위법사항에 관해 투명하고 신속하게 제재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MBK를 대상으로 한 현장검사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을 조사해 제재절차를 진행 중이며, 하나증권 등도 전단채 불완전판매 혐의로 검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이달 초 MBK에 '직무정지'를 포함한 중징계를 결정했다.

MBK가 홈플러스 인수 목적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조건을 홈플러스에 유리하게 변경하면서 상환권을 포기했고,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투자자(LP)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낮춰 이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원장은 홈플러스 전자단기사채(전단채) 투자 피해와 관련해서도 "불완전판매 관련 조사는 사실상 끝난 상태"라며 "구제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입점업체 근로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사모펀드의 과도한 차입 경영이 기업 부실을 키웠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자체 조달(2조2000억원) 외에 5조원을 차입금으로 충당한 바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금융당국의 규제 미비와 감독 부실이 이번 사태를 야기했다는 지적에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고개를 숙였다.

차입 한도를 낮춰야 한다는 요구에는 "규율 강화에 동의하고 구체적 논의 과정을 통해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업계에서 규제 산업 밖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서 금융시스템 일원이라는 강력한 책임 의식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강한 규제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메리츠금융그룹이 MBK 연대보증을 조건으로 합의한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활용 방안에 대해서는 "법원이 결정할 것이나 이해관계자간 합의를 거쳐 경영정상화에 쓰인다는 큰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DIP 자금이 최우선 변제권을 지녀 대주주 책임 분담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이찬진 금감원장은 "금융위와 협의해 회생법원에 DIP 채권은 공익채권에서 제외하는 방향을 정부의견으로 전달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에 따르면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협력업체 금융지원 7682건(총 5조1300억원)이 집행됐으며,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 보증 등을 통해서도 44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이 공급됐다.

정부는 법원 회생절차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민생경제 영향 최소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지속해서 강구할 방침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