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도 고급 술 포기 못 해"…위스키·데킬라 소용량 '불티'

입력 2026-07-21 11:46
수정 2026-07-21 11:52


글로벌 시장에서 위스키, 코냑, 데킬라 같은 술병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 고물가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고급 주류 브랜드를 포기하는 대신 작은 용량의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가격 부담을 덜려는 구매 트렌드가 반영되면서다. 이에 미니 용량의 술은 주류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카테고리로 꼽히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페르노리카의 위스키 제임슨, 바카디의 데킬라 파트론, 켄달 제너의 818 데킬라 등 주류 브랜드들이 앞다퉈 미니 병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류 전문 범프 윌리엄스 컨설팅에 따르면 1분기 시장 점유율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 제품은 표준 샷 용량인 50mL 짜리 브랜디와 데킬라, 357mL 짜리 데킬라와 코디얼(과일 향의 달콤한 술)이었다. 증류주의 일반적인 한 병 용량은 약 700~750mL다. 범프 윌리엄스 컨설팅은 “여전히 고급 브랜드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소비자의 가처분소득이 여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구매를 결정할 때 빈도와 용량이 중요한 요소가 됐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달 페르노리카는 말리부 럼 리큐어를 새로운 100mL 용량으로 출시하며 스크루볼 피넛버터 위스키와 앱솔루트 보드카를 포함한 소용량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페르노리카는 소용량 제품을 통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증류주를 더 저렴하고 휴대하기 편한 방식으로 즐기기를 기대한다며 더 나아가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페르노리카의 미국 시장 매출은 3분기 12% 감소하며 부진한 편이다.

다른 브랜드도 가격 부담이 적은 소용량 닙(nip)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파트론은 지난해 엘알토 데킬라의 50mL 제품을 16.99달러에 출시했다. 표준 용량 기준 135달러에 판매되는 최고급 데킬라를 맛볼 수 있는 기회로, 처음 구매하는 소비자와 선물용·시음용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켄달 제너와 협력해 818 데킬라를 만드는 칼라바사스 베버리지 컴퍼니도 3.99달러에 판매되는 닙 제품군 확장에 대해 “초기부터 강력한 수요가 있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