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와 신뢰, 상징이자 정체성…젠슨 황의 가죽 재킷이 14억에 팔린 이유 [더 라이프이스트-박영실의 휴먼브랜딩]

입력 2026-08-23 13:50
수정 2026-08-23 14:03


인공지능(AI) 시대, 젠슨 황은 옷이 아니라 '정체성'을 입는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새 제품 가격의 100배가 넘는 14억원. 경매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은 단순한 톰 포드의 가죽 재킷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구매한 것은 가죽 재킷이 아니라 젠슨 황이라는 '상징'이었다.

이미지 브랜딩에서 의상은 단순한 패션이 아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비언어적 메시지다. 특히 AI 시대처럼 정보가 넘치는 환경에서는 사람들은 긴 설명보다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하나의 이미지로 상대를 기억한다.

첫째, 일관성은 신뢰를 만든다. 젠슨 황은 계절과 국가, 행사 규모가 달라도 거의 항상 검은 가죽 재킷을 착용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것을 단순한 취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지 브랜딩에서는 의도적인 시그니처(Signature Identity) 로 해석한다.

스티브 잡스에게 검은 터틀넥이 있었고, 마크 저커버그에게 회색 티셔츠가 있었다면 젠슨 황에게는 검은 가죽 재킷이 있다. 반복은 기억을 만들고, 기억은 신뢰를 만든다. 사람들은 같은 모습을 반복해 보여주는 사람에게 예측 가능성을 느끼고, 이는 곧 신뢰로 연결된다.

둘째, 의상이 아니라 서사가 가치가 된다. 이번 경매에서 거래된 재킷은 황 CEO가 직접 착용했고 친필 서명까지 더해졌다. 여기에 AI 혁명을 이끄는 엔비디아의 역사와 상징성이 결합되면서 재킷은 더 이상 의류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기록이 되었다.

브랜드 가치는 기능보다 이야기에서 탄생한다. 같은 가죽 재킷이라도 누구의 것이며, 어떤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이 입었는지가 가격을 결정한다. 결국 사람들은 제품을 구매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시대와 혁신의 상징을 소유한 것이다.

셋째, 개인의 이미지가 기업의 브랜드를 견인한다. 오늘날 기업은 로고보다 CEO를 통해 기억되는 경우가 많다. 젠슨 황을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AI 반도체와 엔비디아가 연결된다. 이처럼 CEO의 외적 이미지는 개인을 넘어 기업의 브랜드 자산으로 확장된다.

이미지 브랜딩에서는 이를 브랜드 전이 효과(Brand Transfer Effect) 라고 본다. 개인의 신뢰와 상징성이 기업의 가치와 연결되고, 다시 기업의 성과가 개인의 브랜드를 강화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넷째, 진정성이 상징을 완성한다. 시그니처 스타일은 흉내 낸다고 만들어지지 않는다. 억지로 반복하면 '콘셉트'가 되지만, 철학과 행동이 함께 반복되면 '정체성'이 된다.

젠슨 황의 가죽 재킷은 수십 년 동안 기술 개발 현장과 투자자 행사,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동일하게 유지되어 왔다. 사람들은 재킷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재킷 안에서 보여준 리더의 태도와 성과를 함께 기억한다.

마지막으로, 이미지는 소유가 아니라 축적이다. 이번 경매 수익이 자선단체에 기부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징적 물건이 사회적 가치와 연결될 때 브랜드는 더욱 깊은 의미를 획득한다. AI 시대의 이미지 브랜딩은 화려한 외형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자신만의 철학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행동으로 증명하며, 사회적 신뢰까지 연결하는 과정이다.

14억 원의 가죽 재킷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사람들은 결국 옷에 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 축적된 신뢰와 일관성, 한 사람만이 가진 상징성에 가치를 부여한다.

AI가 누구나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시대일수록 오래 기억되는 사람은 유행을 따라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만의 일관된 정체성을 축적한 사람이다. 이것이 개인의 이미지가 자산이 되고, 결국 시장에서 경제적 가치로 환산되는 이미지 브랜딩의 본질이다.


<한경닷컴 The Lifeist>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 박영실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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