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방만 운영 등 혐의를 수사 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사진)의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국민참정권 침해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수본(본부장 김태훈 서울중앙지방검찰청 3차장)은 20일 중앙선관위원장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노 전 위원장 부부와 선관위 직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과 관련한 업무상 횡령 혐의 고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다.
노 전 위원장은 재임 중 세 차례에 걸쳐 배우자와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12월 호주·뉴질랜드 8박9일 출장을 시작으로 2024년 11월과 작년 11월에 각각 독일·에스토니아(7박9일)와 덴마크·스웨덴(8박10일) 출장을 부부 동반으로 다녀왔다. 노 전 위원장의 해외 출장에 배우자가 동행했다는 내용은 그동안 중앙선관위가 외부에 공개한 보고서 등에 명시되지 않았다.
노 전 위원장을 고발한 최지우 국민의힘 미디어법률단장은 “사적 관광 등 목적으로 국가 예산을 유용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노 전 위원장은 지난달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제가 먼저 (부부 동반 출장을) 요구한 바 없다”며 배우자 동행 출장은 중앙선관위 관행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합수본은 노 전 위원장 외에 선관위 직원 466명이 2022년부터 올해 6월까지 107회에 걸쳐 해외 출장을 다녀온 과정에 위법 소지가 없는지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들의 출장지엔 몰디브와 방콕, 코타키나발루, 피렌체 등 유명 관광지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 직원들의 출장 경비로 소요된 예산은 24억원에 달했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선관위 관계자들을 불러 부부 동반 출장이 이뤄진 경위와 출장지 내 업무 활동 내용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임민규 기자 jessim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