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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주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지속되면서 코스피지수가 이달 들어 20% 넘게 급락하자 투자자들은 ‘전통적 방어주’로 꼽히는 은행·통신·소비재 등의 업종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04.33포인트(4.46%) 하락한 6516.27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화재(-14.12%), 삼성생명(-8.91%) 등 보험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이 밖에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현대차(-6.12%), LG에너지솔루션(-4.94%), 삼성전자(-4.31%), SK하이닉스(-4.23%)도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이날 증시가 급락한 이유는 반도체 관련 피크아웃 우려가 심화해서다. 중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AI이 신규 모델 ‘키미 K3’를 공개했는데 오픈AI의 ‘GPT-4’, 구글 제미나이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제한된 자원으로 고성능 AI를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격이 크게 치솟은 AI 하드웨어 수요가 예상보다 빨리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교전 재개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85달러대까지 급등하자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 반도체 고점론으로 인해 7월 들어 코스피지수는 23% 넘게 하락한 반면 경기 방어주로 꼽히는 은행·방송통신·소비재 업종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달 들어 KRX 은행지수는 8.25% 오르며 전 KRX 지수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나금융지주(16.40%), KB금융(6.16%), 신한지주(6.26%) 등 대형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JB금융지주(6.65%), iM금융지주(6.48%), BNK금융지주(3,81%) 등 중소형 은행지주사까지 대부분 우상향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에 따른 금리 수혜주로 은행주가 부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KRX 방송통신지수(2.84%)와 KRX 필수소비재(1.05%)도 상승했다. 고배당 매력이 돋보이는 KT(1.13%)와 LG유플러스(3.57%) 등이 방송통신 지수를 이끌었으며, GS리테일(10.00%), KT&G(5.72%) 등 필수소비재 대표 종목은 올 2분기 양호한 실적 전망을 바탕으로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다만 반도체 중심의 주도장이 마무리되고 순환매 장세로 전환된 것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6000선에서는 실적 대비 저평가 업종으로 꼽히는 반도체, 정보기술(IT) 하드웨어, 2차전지 등 기존 주도주를 매집해야 한다”며 “특히 반도체 업황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도 “겉으로는 순환매로 확산하는 듯 보이지만 시총 상위 종목에서 다른 종목으로 자금이 옮겨간 결과로 보기는 이르다”며 고 말했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