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의 시장 대비 변동성이 닷컴 버블 당시 붕괴 수준을 넘어섰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P500지수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일간 변동성을 비교한 비율이 최근 4.9배를 기록했다. 반도체주가 하루 동안 움직이는 폭이 미국 증시 전체에 비해 거의 5배 크다는 뜻이다. FT는 “현재 수치는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직후 기록한 4.2배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동성은 반도체의 인공지능(AI) 투자 열풍과 관련 있다는 평가다. 반도체산업은 본래 경기 순환에 민감한 ‘사이클’ 업종이다. 경제 성장과 기업 투자, 전자제품 수요가 바뀌면 주문과 재고, 가격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나타난 극단적인 변동성은 일반적인 경기 순환보다 AI 투자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AI 서비스의 최종 승자가 어느 기업이 될지 불분명하지만,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시설에 필수적인 반도체가 직접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기대로 투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승 속도가 빠른 만큼 평가 가치도 크게 높아져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FT는 “반도체주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확대돼 사소한 뉴스에도 주가가 과도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기업 실적과 수요 전망에 작은 변화만 생겨도 투자자가 대규모 매수 또는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