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이 지난 18일 3주기를 맞이한 가운데 국회에서 교권보호 법안이 연쇄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최근 흥행한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여세를 몰아 여야 가리지 않고 9월 정기국회 통과를 겨냥한 모습이다. 다만 교권보호 법안에 통상적으로 제기되는 학부모·시민단체의 반발을 넘어서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교사 법률지원法 몰려초등교사 출신인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가책임 교원보호법’(교원지위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당한 교육 활동에도 아동학대 고소와 소송에 휘말린 교사들에겐 수사 초기 단계부터 재판까지 법률 지원을 해주고, 교육부 산하 중앙교육활동보호센터를 신설해 교권보호 컨트롤타워를 세우는 내용이 핵심이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교육 활동에 대한 교원 보호 책무를 법률로 명문화하는 조문도 담았다. 백 의원은 “처리 목표는 9월 정기국회”라고 말했다.
김문수 민주당 의원은 교육부와 함께 학교안전법 및 시행령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교사가 현장 체험학습의 사고 책임에 부담을 느끼면서 프로그램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사고가 나도 고의·중과실이 없으면 교사를 면책해주고, 사고 발생 시점부터 전담 변호사를 지정해 교육청이 밀착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김 의원 개정안의 골자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민원은 학교장이 거부·종결 처리하거나 교육청이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된다.
국민의힘도 정기국회 내 법 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초등교사 출신인 정성국 의원은 13일 ‘드라마 참교육이 우리 사회에 던진 교권과 촉법소년 제도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정 의원이 작년부터 제출한 교권보호법들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정 의원 법들엔 중대한 교권침해의 학생부 기재, 교육활동 중 소송의 국가책임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같은 당 김용태 의원은 지난달 교사에게 시험문제 거래를 요구하는 학원 강사의 직무를 배제하고 처벌하는 법을 발의하기도 했다.아동복지법 수정 목소리도학부모와 시민단체 반발을 넘어서는 것은 법 통과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서 서이초 사건을 계기로 교권보호 5법 통과와 교권 확립 고시 적용, 학생인권조례 폐지 등이 진행될 때마다 수십 개 단체가 성명과 규탄대회를 열어 “교권과 학생 인권은 별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자연스레 의원들도 부담감을 느낀다는 것이 국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당수 교권보호법은 아동학대 관련법 조문들과 밀접하게 연동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앞서 교권보호 5법 논의 당시에도 교사들이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아동복지법 17조의 ‘정서적 아동학대’ 조항은 결국 그대로 유지됐다. 보건복지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형평성·사각지대 발생 등을 이유로 예외 적용을 꺼렸기 때문이다. 이후 교육위와 법제사법위원회 소관 법을 중심으로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다’는 선언적 성격의 조문만 남아 현재까지도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무혐의일 경우 검찰 송치 없이 수사를 종결하게끔 하는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 역시 여전히 계류 중이다.
교육위 관계자는 “보건위는 물론이고 교육위 내부에서조차 교권보호 관련법을 까다로운 주제로 생각하는 의원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드라마로 생겨난 여론 관심이 꺼지기 전인 올해가 법안이 추진될 수 있는 적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섭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교사의 법률지원 장치와 더불어 아동학대 관련법도 반드시 수정이 필요하다”며 “아동복지법 개정이 복잡한 만큼 초·중등교육법상 생활지도 행위를 구체화해 교사의 방어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