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등 시중 은행이 대출을 위한 담보물 평가를 자체 처리하는 걸 두고 감정평가 업계와 은행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감정평가사협회는 "KB국민은행의 불법 감정평가 행위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을 촉구하며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20일 밝혔다.
감정평가사는 주택, 상가, 토지 등 부동산의 가치를 평가·산정하는 전문가다.
은행권의 자체 감정평가를 둘러싼 논란은 2016년 제도 변화로 인해 불거졌다. 기존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이 '부동산 가격공시법'과 '감정평가법'으로 분리됐다. 신설된 감정평가법에 '금융기관이 대출이나 자산의 매입·매각 과정에서 토지 등의 감정평가를 할 때 반드시 감정평가 법인 등에 의뢰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이후에도 금융당국의 세부 규정은 정비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의 '은행업감독업무 시행세칙'은 여전히 일부 은행의 자체 담보가치 산정을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 금융기관이 감정평가사를 채용해 대출 등의 목적으로 감정평가를 하는 행위는 감정평가법 제5조 제2항을 위반한 행위라고 유권해석을 내기도 했다.
현재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시중 은행은 감정평가사를 자체 고용해 일부 감정평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협회는 이를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규탄 집회를 이어갔다. KB국민은행에 집중해 규탄 행동을 이어가는 배경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가장 내부 감정평가 금액이나 인력 규모가 커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앞서 지난 15일에는 금융위원회에도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